[연중기획 캠페인]사람이 함께 웃는 세상
회원들 권익신장위해 노력
종합민원상담·취업알선 역할
전동휠체어·스쿠터 무료수리
올해 가장 역점두는 사업은
자립 중요… 우수 기능인 발굴
매년 10쌍씩 합동결혼식 열어

대전시민 중 7만여명은 불편을 안고 산다. 이들은 몸을 움직이기 어렵거나 듣고 보는데 남들보다 많은 힘을 쏟는다. 불편에 경중을 따질수도 없다. 본인이 느끼는 불편은 누군가 체험으로 알 수 없는 것이다. 오는 20일이 이들의 화합과 친선을 다지는 ‘장애인의 날’이다. 이들의 일자리 확충과 합동 결혼식, 종합민원 상담실 등을 운영하는 박태규 대전시 지체장애인협회장을 만나 불편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젊은 시절 태권도장을 운영할 정도로 다부진 체격이었던 박 회장은 장애를 갖게 된 뒤 장애인의 자립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게 됐다. 지난해 11월 취임이후엔 대전지역 장애인의 절반 가량의 복지 향상을 위해 뛰고 있다.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대전시 등록 장애인은 총 7만 890명으로 이중 49%인 3만 5416명은 지체장애를 안고 있다. 장애인 대부분이 지체장애를 겪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체장애인협회는 그동안 장애인 종합민원상담실이나 직업재활센터, 자활실천대회 운영 등 회원들의 자립에 방점을 찍고 일하고 있다. 회원들이 당당하게 사회 구성원 중 한 명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굳은 의지가 서려있다.

-대전지역 장애인 절반이 지체장애인이다. 그동안 협회가 회원들의 권익신장을 위해 힘써 온 일을 말해준다면.

“지체장애는 신체가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끼리 ‘기동성이 약하다’고 말한다. 대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장애인이 유형별로 봤을 때 지체장애다. 3만 5000여명이나 된다. 다른 장애를 갖고 있는 장애인은 수백명에서 7000여명 정도로 알고 있다. 식구가 많다보니 협회가 하는 일도 다양하다. 장애인 종합민원상담실을 운영하고 취업 알선 역할도 하는 장애인 직업재활센터, 편의시설지원센터, 중증장애인 보장구 AS센터도 운영한다. 대전 전지역을 순회하면서 이들의 교통수단인 전동휠체어와 스쿠터를 수리한다. 연간 2000건이나 되니 하루에 3~4건이나 되는 셈이다.”

-지체장애인들이 가장 불편한 게 기동성이라고 했다. 기동성 확충을 위해선 어떤 일을 해주는지.

“요즘처럼 산천에 꽃이 흐드러지게 피면 장애가 가장 야속하다. 회원들이 꽃을 보고 감동하고 시도 지으면 좋으련만 모든게 마음같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장애인콜택시의 일환인 ‘사랑나눔콜센터’를 운영한다. 중증장애인들이 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택시 70대와 승합차 82대로 나눠 운행한다. 택시는 ‘사랑콜’로 승합차는 ‘나눔콜’로 부른다. 1·2급 장애인과 3급 지적·자폐성 등록장애인이 주로 이용한다. 독립적으로 이동이 어려운 중증장애인이 활용할 수 있다. 장애인들이 비장애인처럼 어딘가로 이동할 때 활용된다. 이동성만 확보되도 장애인들이 비장애인처럼 사회 참여할 수 있는 길이 대폭 늘어난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장애인 기능경기대회나 합동 결혼식같은 많은 사업이 예정돼 있다고 들었다.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 있다면.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했습니다. 회원들을 위해서 하는 사업은 모두 역점을 두고 추진하게 됩니다. 편견일수도 있지만 장애인 자녀들은 대부분 가난을 대물림하고 있습니다. 부모의 몸이 온전치 못하다보니 경제활동이 어렵고 고소득을 보장받는 직장을 찾기도 어려운 현실 때문입니다. 회원들의 자립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이유입니다. 누구나 돈을 버는 경제활동을 하면서 사회에 적극적이고 당당한 구성원이 되고 싶어 합니다. 우리 회원들도 왜 그런 마음이 없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장애인 기능경기대회는 남다른 의미를 품고 있습니다. 대전지역에서 우수 기능인을 발굴해 산업현장에 뛰어들게 하는 것이지요. 대전시 대회를 열어 우승하면 전국대회에 대전시 대표로 나가게 되고 거기서 또 성적을 거두면 태극마크를 가슴에 품고 세계대회에 출전합니다. 그것만으로도 당사자의 미래는 어느 정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가난의 대물림’이라는 고리를 끊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겁니다. 당장 다음달에 하는 합동 결혼식은 눈물바다를 연상케 합니다. 결혼해 장성한 자식까지 키운 50~60대 장애인들이 매년 10쌍씩 화촉을 올리고 신혼여행도 보내줍니다. 앞서 말했듯 먹고 살기 바쁘다보니 결혼시기를 놓친 까닭입니다. 이들은 늙어서까지 결혼 사진 한 장없는 한(恨)을 풀어주기 위해 매년 합동결혼식을 열고 있습니다. 모두 회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기 위한 일들이지요.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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