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5·9 장미 대선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어제 각 정당이 충청권에서 본격적인 유세전에 돌입했다. 선거 때마다 '중원의 표심'이 당락을 결정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던 터라 각 당이 충청권에서 사활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일 태세다. 예측 불허의 선거 구도에서 중원 표심의 위력이 그만큼 더 커진 것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전에서 선대위 공식 발대식을 갖고 "충청에서 대한민국의 균형발전을 기필코 완성하겠다.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 중심인 대전에서 제3기 민주정부 꿈을 다시 꾸고 싶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도 대전역 시장과 중앙시장서 충청권 보수 결집에 주력하면서 충청권 공약을 발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호남을 거쳐 이날 밤 대전에서 1박한 후 오늘 대전 지역 유세를 펼칠 것이라고 한다. 국민의당은 창당대회를 대전서 개최했던 연고를 상기시키고 있다. 안 후보가 근무했던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이 있는 대전이 바로 과학기술의 메카라는 점을 내세운다.

지리적 연고 이외에도 충청 인사 모시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로 꼽혔다가 중도 포기했던 충청 출신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측근 및 지지 세력 영입을 둘러싸고 각 정당이 공을 들이고 있다. 반 전 총장 지지모임인 '반걸음' '반사모 중앙회' '반딧불이' '글로벌 시민포럼' 등이 잇따라 안 후보 지지 선언을 하더니 어제는 '반사모연대' '반기문 국민연대운동본부'가 홍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중도 보수층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건지 주시해볼 대목이다. 이번 대선이 영-호남의 극단적인 지역주의 대결 프레임이 희미해지고, 보수-진보 양자 대결 구도 또한 희석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문재인-안철수 양강 구도로 고착화될수록 승패의 결정적 요인은 후보의 고정지지층 사수이외에도 외연 확장의 역량에 달려 있다. 호남표는 이미 문-안으로 양분되고 있다. 중도 보수 성향의 충청민심의 향방이 가늠자가 되기에 충분하다.

충청 민심 선점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수밖에 없는 선거 구도다. 충청 유권자의 정치적 역할이 커졌다는 의미다. 새로운 정치 질서를 창출하는 리더십을 갖춘 인물을 미리 꼼꼼하게 점검해야 할 때다. 후보 자질과 역량을 충분하게 비교 검증할 일이다. 미래 한국 위상에 걸맞은 대통령을 뽑는 것은 결국 국민의 몫이다. 정치혁명을 충청권에서 완결 짓자.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