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열사 공적에 비해 푸대접 심각, 승급요구에도 보훈처 번번이 퇴짜
후원 끊겨 기념사회 운영도 난항, 이혜훈 회장 사비 털어 겨우 유지

▲ 이혜훈 회장
“중국의 5·4운동이나 인도의 간디 무저항운동 등에 영향을 준 3·1운동이 세계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운동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유관순 열사의 역할이 지대합니다. 그런데 독립서훈이 고작 3등급(독립장)에 그쳐 너무 안타깝습니다.”

유관순열사기념사회 이혜훈 회장(사진)은 “1등급(대한민국장)에 계신 그 어떤 분들보다, 한 개인의 역할로 보면 가장 크다고 봐야 할 분을 3등급으로 모시는 것은 걸맞지 않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당시 17세의 어린 소녀였던 유 열사는 산골마을인 진천과 청원, 병천을 한 달 넘게 걸어서 다니며 마을 유지들에게 서울에서 만세운동이 있었으니 우리도 4월 1일 아우내장터 나오십시오, 그렇게 설득해서 3000명의 군중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열사의 온가족도 만세운동에 나가 부모님은 현장에서 사살됐고, 오빠는 투옥됐지만 다행히 옥사하지는 않았다”면서 “가족이 만세운동으로 인해 멸문을 당하다시피 했다”고 가족사를 소개했다.

이 회장은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보훈처에 유관순 열사의 서훈 승급을 요구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한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보훈처는 유관순 열사를 1등으로 올리면 3등급에 계신 823분들도 1등급으로 올려달라고 할 것이고, 그 분들을 다 1등급으로 올릴 수 없다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3등급에 계시는 분들도 다 각자 공적을 평가해 1등급이 될만하면 올려드리면 되는 것이고, 아니면 안 올리면 된다”면서 “그 분들이 다 올려달라고 할 것이란 이유만으로 유 열사를 올릴 수 없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 회장은 “추모제 때 대통령 명의의 꽃을 보내달라고 보훈처에 요구해도 1등급이 아니라 못 보내준다고 답변을 한다”면서 “너무 기가 막히는 게 대통령 꽃은 국회의원 장인 장모상에도 다 보낸다. 그 중에는 범죄자도 있을 수 있고, 실제 있었던 사례도 있고 나라를 위해 무슨 일을 했다고, 그 사람들한테는 꽃을 보내느냐”고 반문했다.

이 회장은 2015년 제21대 유관순기념사업회장으로 취임한 후 기념사업회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천이 고향이면서 3선의 국회의원으로 바른정당 최고위원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최순실 사태이후 기업들의 후원금이 거의 끊겨 사비를 털고, 지원들로부터 차입해 매달 1000만원에 달하는 운영비를 겨우 마련하고 있다”며 “정부도 사업비 명목으로 연간 500만원의 지원에 그쳐 운영에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기념사업회장을 맡게 된 이유에 대해 이 회장은 “회장 취임전 자문위원으로 있을 당시 일본은 7종의 교과서 가운데 4종에 유관순 열사 내용이 들어가 있는데 우리는 8종의 교과서 중 1종만 내용이 담겨있다”며 “교과서에 넣어서 가르치는 운동, 그리고 재정이 어려우니까 회장을 맡아달라고 해 선뜻 맡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박명규기자 mkpark041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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