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디자인고→과학기술고 추진, 구성원 의견수렴 중… 벌써 4번째
계룡공고도 계룡디지텍고로 변경, “이미지 변신” vs “내실부터 꾀해야”

대전지역 학교들이 잇따라 교명(校名) 변경을 추진하면서 그 효과를 놓고 의견이 나뉘고 있다.

대전전자디자인고등학교(이하 전디고)는 최근 대전과학기술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하는 안에 대한 교육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전디고는 1996년 대전여자공업고로 설립인가를 받아 1998년 대전전자고, 2004년 현 명칭인 대전전자디자인고로 학교 이름을 세차례 바꿔왔다. 학교 측은 현 교명이 전자와 디자인에 국한돼 있다는 이미지가 있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할 새로운 이미지 구축이 필요하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구성원 의견 수렴을 마치는 대로 대전시교육청과 대전시의회 심의를 통과하면 전디고는 네 차례 명칭 변경을 마친다.

다만 바꾸려는 대전과학기술고등학교라는 명칭이 기존 대전과학고와 혼동될 수 있어 심의 과정에 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학교 관계자는 “과학연구단지와 인접한 학교 특성을 반영한 교명이며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구성원 의견을 폭넓게 반영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학교들의 교명 변경은 주로 특성화고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계룡공고는 1949년 덕소철도학교로 개교해 덕소철도고, 중도공업고, 계룡공고를 거쳐 지난해 계룡디지텍고등학교로 학교 이름을 네차례 바꿨다.

대성여고도 현 명칭 전에 대전여자실업고, 대성여자실업고, 대성여자상업고, 대성여자정보과학고 등으로 교명 변경을 해왔다. 대전신일여고도 과거 대전신일여자상업고, 대전신일여자정보디자인학교였고 유성생명과학고 전신은 유성농업고, 대전국제통상고도 한밭상업고였다.

특성화고들이 교명을 변경하는 데에는 만성적인 학생 수 미달에 따른 고육지책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있다. 관내 일반 특성화고 10군데 중 올해(3월 1일 기준) 정원을 채운 곳은 6곳으로 나머지 학교들은 수년째 미달 현상을 면치 못하는 중이다.

특성화고 한 인사는 “학과개편만으로는 도저히 부정적인 학교 이미지를 씻어내기 어렵다. 교명 변경은 학생이 없는 위기상황을 맞아 어쩔 수 없이 취하는 수단”이라고 말했다.

교명 변경으로 학생 충원 등 기대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도 있지만 일각에서는 먼저 내실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도 뒤따른다.

차별화된 교육과정이나 학과 개편 없이 학교 이름 변경만으로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지역교육계 한 관계자는 “당장이야 원하는 효과를 얻겠지만 알맹이가 부실하면 학생들의 만족도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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