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연 대전시 시민안전실장
[투데이포럼]

영국의 유명한 시인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3년 전 그날 이후 4월하면 우리에게도 정말 잊을 수 없는 달로 기억된다. 얼마되지 않은 기억 같은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세월호 사고 발생 3주년이 다가온다. 정부는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4월 16일을 ‘국민안전의 날’로 정해 다시는 그같은 불행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여전히 우리사회에는 큰 사고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장성 요양병원 화재(2014년 5월, 21명 사망), 판교 환풍구 추락사고(2014년 10월, 16명 사망), 울산 관광버스 화재사고(2016년 10월 10명 사망)등으로 소중한 생명들이 희생됐다.

대형사고를 설명하는 대표적 이론중에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법칙인데, 1대 29대 300법칙이라고도 부른다. 즉 큰 사고와 작은 사고 그리고 사소한 징후 발생 비율이 1대 29대 300이라는 것이다.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힌 것으로, 큰 사고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대형 사고는 우리사회에 만연돼 있는 안전불감증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보면 될것이다. 되돌아 보면 세월호 참사도 늘상 관행처럼 해오던 항해사의 어처구니 없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됐다.

우리사회가 안전하려면 항상 안전이 제일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대비 하며 만성적인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안전불감증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는 연달아 발생한 대형사고를 통해 수없이 느꼈고 그럴 때 마다 우리는 안전불감증을 몰아내자라고 입을 모으면서 안전제일을 외친다. 그러나 그때 뿐 오래가지 않고 금방 잊혀지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흔히 안전의식을 바꾸는 데는 60년이 걸린다고 한다. 어린아이가 부모가 되고, 그 부모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다시 손자 손녀에게 안전교육을 시키는 데 걸리는 기간을 말한다. 이와 같이 시민들의 의식을 바꾸고 안전을 무의식중에도 실천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반복적인 교육이 필수적이다. 대전시는 영·유아기, 청소년기, 노년기 등 생애주기별 맞춤형 안전교육과 아울러 재난발생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시민들에게 다양한 안전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119시민체험센터와 대전교통문화연수원에서 안전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다. 어릴 때부터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안전교육·훈련을 통해 안전의식이 몸에 배도록 한다면 그 어떤 재난상황에서도 스스로 안전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4월 16일, 국민안전의 날을 맞아 시민 모두가 생활주변에서의 안전위협요소가 없는지 매일매일 꼼꼼히 살펴보고 가족과 함께 여러 안전체험 교육에 참여해 안전역량을 키워 보시는건 어떨까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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