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억수 충북시인협회장
[에세이]

4월은 꽃 등불이 세상을 환하게 밝히는 봄의 절정이다. 어수선한 겨울 탓에 봄을 기다리는 마음이 조급했다. 움츠렸던 나무들이 빗장을 열고 아름다운 꽃을 피웠다. 유난히도 겨울이 길게 느껴졌다. 겨울을 이겨낸 무심천의 벚꽃과 개나리가 저마다 아름다운 향기를 뿜는다. 무심천의 봄은 시민의 마음을 맑게 한다. 봄이면 꽃이 어김없이 피듯 청주예술제도 열린다.

올해로 열네 번째 개최되는 청주예술제는 '예술에 미치다'라는 주제로 7일부터 11일까지 무심천 변과 청주예술의 전당 일원에서 펼쳐진다. 청주시민 모두가 맑은 고을 예술인들의 다양한 예술혼을 만나 질 높은 삶을 누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청주예술제는 청주예총 9개 협회(건축가협회, 국악협회, 무용협회, 문인협회, 미술협회, 연극협회, 연예예술인협회, 영화인협회, 음악협회) 예술인들의 창작 작품을 통해 예술인은 물론 청주시민과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품격 높은 삶의 의미를 느끼도록 마련한 종합예술행사다.

우리는 가치관의 혼돈시대에 살고 있다. 가치관과 도덕 체면이 사라진 현대에서 예술은 소금과 빛과 같은 정신적인 청량제의 역할을 한다. 올바른 가치관 정립의 중심에 예술이 있다. 예술제 추진위원의 한사람으로 이번 예술제가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통과 슬픔 그리고 기쁨을 함께 나누는 장이 되도록 준비했다. 예술은 우리 삶에 단순한 여가활동 같은 부수적인 분야가 아니라 삶의 본질이다. 그 본질을 찾아가는 일은 쉽지가 않겠지만, 청주예술제는 청주시민 모두가 예술로 응집되고, 예술로 즐거움을 나누며, 예술로 삶의 희망을 찾는 감동의 예술제가 되도록 온 정성을 담았다. 독창적이고 전문적인 예술성을 추구하는 작품과 대중성과 상업성을 고려한 작품으로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되도록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청주예술제는 청주 예술인의 자긍심은 물론 청주시민의 행복한 삶을 창조해 새로운 문화예술 가치를 구현하는 매개체다. 예술인의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협회별 창작 작품 발표와 전시 그리고 세미나를 개최한다. 시민의 행복한 삶을 창조하기 위해 장르별 어울림 마당이 펼쳐진다. 다른 지역 예술인과 세계 각국의 예술인을 초청하여 또 다른 예술혼을 엿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꿈나무 예술인 육성을 위해 청소년 효·한마음축제 경연대회도 열린다. 각 협회에서 작품전시와 함께 펼치는 공연, 부대 행사, 체험 등은 타 협회와 다양한 융합을 보여줄 것이다. 청주시민 모두가 청주예술제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해 예술의 향연에 감동했으면 한다.

예술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예술은 우리 삶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일상적 경험을 표현한 것이다. 예술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누구나 함께 즐기고 누리는 우리 일상생활의 일부다. 청주시민 여러분의 삶이 바로 예술이다. 청주시민이 청주문화의 중심이며 청주예술의 시작이다. 청주예술제는 청주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사랑이 있어야 빛나는 성공적 축제가 된다. 각박한 삶에서 잠시 여유를 갖고 청주예술제를 둘러보기를 권한다. 무심천 꽃향기에 마음이 미치게 아련하다. 예술의 향기가 청주시민의 마음에 미쳐 행복한 삶을 아름답게 창조하는 원동력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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