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영 대전대 교수
[투데이춘추]

지난해 10월 이후 대한민국은 몸살을 앓고 있는 중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어느 한 분야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그야말로 꽉 막힌 하수관을 보는 듯 답답한 모습이다. 더욱이 무엇하나 중요하지 않은 분야가 없다보니 온 국민이 뉴스를 보며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이처럼 한국 전체가 답답한 상황임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또 한 분야, 결코 더 이상 뒤로 미룰 수 없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있어 짚어보고자 한다.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 PM)또는 분진(粉塵)이란 아황산가스, 질소 산화물, 납, 오존, 일산화 탄소 등과 함께 수많은 대기오염물질을 포함하는 물질로 자동차, 공장 등에서 발생해 대기 중 장기간 떠다니는 입경 10㎛ 이하의 미세한 먼지다.

실제 미세먼지는 심장질환·뇌졸중·폐암·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무서운 질병을 발생시킨다. 하지만 이보다 더 무서운 것은 결국 죽음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 영국의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의 대기오염 수준이 2060년까지 이어진다면 900만명 이상이 조기 사망할 수 있다는 충격적인 보도를 내놓은 바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중국 칭화대와 베이징대,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대,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진은 한 해 동안 한국과 일본에서 미세먼지로 인해 조기 사망한 사람이 3만900여명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했다.

더욱이 그동안 국민들은 대기질 오염 원인이 중국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지만 미세먼지 중 중국에서 유입되는 양은 20%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다른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우리 정부는 '마스크' 이외에는 여전히 미세먼지에 대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물론, 당장 우리 앞에 닥쳐 있는 수많은 난제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라고 변명할 수 있지만 이제 미세먼지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벼랑 끝 위기 상황이 되고 말았다.

이처럼 위급한 상황 속에 '장미 대선'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마다 다양한 정책과 미래 비전도 중요하지만 이번 대선에서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의 공포로부터 국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후보가 대통령이 되길 간절히 바라본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마스크' 한 장에 떠넘기지 않고 실질적인 대안과 대책으로 미래 후손들의 생존권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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