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조 안전행정분야 대전명예시장
[시선]

그동안 우리 인류는 기계화, 산업화, 정보화로 이어지는 세 차례의 산업혁명을 겪으면서 경제·사회 패러다임의 전환과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경험한 바 있다. 이제 우리는 또다시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새로운 변화 앞에 놓여 있다.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등의 융합기술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스며들면서 우리는 과거 경험하지 못한 단절적인 변화와 마주할 것이다. 특히 인간의 영역을 로봇들이 차지하면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새로운 일자리가 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공존하고 있다.

필자는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고 우리가 체감하는 시대가 본격화되기 이전에 재난안전관리분야의 산업화 필요성을 강조하고자 한다. 2015년까지만 해도 ICBM(인터넷,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을 강조하던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일제히 ‘4차 산업혁명(4IR)’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되는 요소 기술은 다양하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3D프린터, 자율자동차, 블록체인 등이 나열되고 있다. 본질은 개별적인 요소에 있지 않고 각각의 요소들이 빚어낼 융합기술에 있다. 온라인을 벗어나 오프라인과 결합된(O2O) 융합기술에서 시쳇말로 포텐(잠재성)이 터질 것이다. 하지만 재난안전관리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바라보는 시각은 두 갈래로 나뉜다.

울리 벡 교수가 말했던 ‘위험 사회’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을 달고 새로운 위협요인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새로운 시대는 기존의 프레임을 깨는 ‘파괴적인 기술’로 우리가 여태 본 적 없는 더욱 편리한 세상을 보여줄 태세다.

하지만 이 ‘편리한 세상’을 누리는 이면에는 수많은 기술들이 결합되기에 오작동으로 인한 불안정성과 불예측성이 있다. 이는 앞으로 우리가 미래에 떠안고 살아가야할 불안이 될 수도 있다. 집에는 각종 기기들이 서로 사물인터넷으로 연결되어 인간생활을 더욱 편리하게 해주겠지만 부정적인 면을 생각해보면 센서 오작동이나 원격 해킹, 사제 총기를 집에서 제작해 드론에 연결해 원격으로 저지르는 끔찍한 테러와 다양한 범죄 행위들이 출현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닥칠 재난안전사고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초대형 규모의 복합적인 재난이 발생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재난안전관리 분야가 사회 각 분야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재난안전 산업화가 필요하다. 재난안전은 기술이 개발되고 적용되기까지 전 과정에서 고려되어야 하는 사항이다. 제조업의 경우 로봇 제조업체들이 운용하는 로봇들에 대한 오작동으로 인한 피해범위와 인간에게 미칠 수 있는 영향성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사고 발생시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재난안전 관련 장비의 발달도 함께 성장돼야 한다. 재난안전관리의 산업화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 사회를 더욱 안전하게 할 것이다. 인간이 로봇보다 더욱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시대를 만들어줄 것이다.

우리지역에서도 4차산업과 관련해서 재난안전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재난안전산업의 기반을 조성하고 경쟁력을 강화해 시민의 삶의 질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려고 대전시가 (가칭)재난안전산업 육성·지원조례 제정을 검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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