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남자들은 내숭떠는 여자보다는 솔직한 여자가 더 좋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애교나 내숭을 떨며 행동하는 여자에게 필요 이상으로 좋은 감정을 느끼는 게 남자들의 일반적인 습성인 모양이다. 사실 예전에 내가 다녔던 직장의 몇몇 동료 여직원은 자신의 업무적인 능력보다는 애교와 내숭으로 직장 상사와 동료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국내 한 결혼정보회사가 20~30대 미혼남녀 426명을 대상으로 '허세와 내숭'에 관해 조사한 결과 그중 64.1%는 이성 앞에서의 허세와 내숭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또 조사에서 남녀 모두가 생각하는 여자의 내숭은 '순진한 척', '관심 없는 척', '약한 척' 순이었다.

직장에서나 연인 등 자신과 가깝게 지내는 상대에게는 약간의 내숭이 좋아하는 마음을 상승시키는 작용을 하기도 한다. 내숭은 평소의 나답지 않은 행동을 보여주는 것이지만, 나쁜 의도를 가진 거짓말과는 다른 종류의 행동이다. 전문가에 따르면 여자의 내숭과 남자의 허세는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려는 흔한 현상이지만, 과한 위선과 가식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전에 방송에서 지게차 운전기사, 카레이서, 용접공, 발골기사, 비뇨기과 전문의 등 금녀의 벽을 허물고 위풍당당하게 살고 있는 여성들의 모습을 보았다. 사회 전 분야에서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고, 여성의 도전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여성 CEO, 여성 임원 등 유리천장을 깬 주인공들이 늘어나면서 '여풍당당'이란 말도 널리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아직도 내숭 멘트로 남자들의 보호본능을 자극하고, 남심을 사로잡으려고 노력하는 여성들을 보면 측은한 마음이 들곤한다.

이제는 더 이상 남자들 앞에서 '순진한 척', '관심 없는 척', '약한 척' 하지 않아도 되는 세상을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남성들과의 경쟁에서 성공하려면 회사 내에서 나약한 모습 대신 여성으로서의 당당함과 자신감으로 행동하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 않을까.

김은경<대전 서구 갈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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