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 공원서 유괴, 경찰서 길 건너편 아파트에서 범행
10대 소녀, 초등 2학년 여학생 살해 후 시신 훼손

인천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유괴살해 사건은 아파트가 밀집한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을 준다.

유괴살해 용의자 A양(17)이 29일 오후 1시께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인 B(8)양을 유인한 장소는 B양의 학교 바로 옆에 있는 공원이었다.

이 공원은 아파트로 둘러싸여 행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직선거리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는 연수경찰서도 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A양은 친구와 공원 내 놀이터에서 놀던 B양에게 휴대전화를 빌려주겠다며 유인하고는, 공원 앞 아파트에 있는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다.

A양은 집에 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곧바로 흉기를 이용해 B양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오후 3∼4시께 A양 혼자서 엘리베이터에서 나와 아파트를 빠져나가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했다.

이 아파트는 연수경찰서에서는 대각선으로 길 하나 건너편에 있는 곳이다.

B양 부모는 집 밖으로 놀러나간 딸이 귀가하지 않자 오후 4시 24분께 경찰서에 실종신고를 했다.

경찰은 공원 인근 CCTV를 확보해 용의자인 A양의 인상착의와 신원을 특정하고 A양 아파트에서 탐문수사를 했다.

탐문수사 중 오후 10시 30분께 안타깝게도 B양의 시신이 이 아파트 옥상에서 발견됐다.

B양 시신은 대형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아파트 옥상 내 물탱크 건물 위에 놓여 있었다. 시신 일부는 심하게 훼손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시신 발견 5분 후인 10시 35분 아파트 주변에서 A양을 긴급체포했다.

A양은 B양과 같은 아파트 단지 내 다른 동에 사는 이웃이었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A양은 정신질환 때문에 7년째 치료를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최모(42·여)씨는 "인적이 드문 곳도 아니고 학교 바로 옆에서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다니 앞으로 어떻게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야 할지 무섭기만 하다"고 말했다.

A양은 경찰에서 횡설수설하며 범행 경위를 진술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살인·사체유기 혐의로 A양을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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