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보령시장
[시선]

'주5일제'가 되면서 2위로 밀려났지만 한국인의 근로시간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집안청소도 1등이다. 한국인의 절반가량은 하루 한번이상 집안청소를 한다고 한다. 글로벌 생활가전기업'일렉트로룩스'가 프랑스, 독일, 호주, 스웨덴, 브라질, 러시아 그리고 우리나라 등 7개국 8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2014 글로벌 청소 습관 관련 설문조사'결과 다른 국가들에 비해 집안 청결에 가장 신경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주 청소하는 이유는 68%가 '깨끗한 주거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이고 41%는 '건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새봄을 맞이하여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비롯한 각급기관 단체에서도 겨우내 쌓였던 주변을 깨끗이 하기 위한 국토 대청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시에서도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시민들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시민과 함께 청소하는 날'을 매월 두 차례씩 운영하고, 30개 단지 아파트에 거주하는 공무원 중심으로 '우리 동네 청결봉사단'을 구성하여 매월 한차례 씩 운영하고 있다. 이와 같이 범시민 청결운동을 추진하는 것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공간을 건강하고 쾌적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요즈음 도시에서는 생소하고 시골 동네에서 조차도 흔하지는 않지만 추석명절이나 마을단위 큰 행사를 앞두고는 동네 사람들이 모두 나와 길게 자란 도로변 풀도 베어주고 마을안길을 청소하는 마을단위 공동작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참여자의 의식에 따라 다르기는 하지만 의무에 가까운 즐거운 참여로 보람 또한 컸었다. 이처럼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형태는'두레'에서 시작된 공동체 의식이 강할 때였다.

2014년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국 사회자본, 나를 넘어 공동체'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누가 보지 않더라도 공동체를 위해 '자발적으로 휴지를 줍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한 사람은 44.6%에 그쳤다. 대한민국 국민 10명중 7명은 우리사회가 공동체 의식 수준이 낮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머슴과 주인은 다르다고 한다. 머슴은 품삯을 받기 위해 일을 하지만 주인은 자기 일이니까 열심히 한다. 머슴은 억지로 하지만 주인은 힘든 일도 즐겁게 할 수 있다. 또 머슴은 눈앞에 있는 오늘만 때우려 하지만 주인은 내일까지 계산한다. '어디서든 스스로 주인이 되어서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것이 참됨의 근본'이라는 고사 성어를 새삼 되새겨 본다. 대한민국이 우리나라인 것처럼 내가 살고 있는 이곳도 우리고장이요, 내가 다니는 직장도 우리직장이고, 함께 생활하고 있는 사람들도 우리 동료들이다. 국내·외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정치는 차치하고라도 우리나라와 지역경제가 사면초가 형국이다. 선의로 출발한 부정청탁금지법은 가뜩이나 위축되고 있는 지역경제에 심리적 영향을 미쳐 소상공인과 화훼농가 등 자영업자에게 적지 않은 현실적 피해를 주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국민 모두는 물론 각급 기관·단체 구성원들의 공동체 의식 회복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할 수 있는 일, 작은 일부터 적극 실천하고 내가 먼저 행동해야할 때다. 공동체 의식 회복을 위해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운동이 바로 청결운동의 참여다. 함께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좋지만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당장 내 눈앞에 보이는 휴지 한 장이라도 먼저 줍고 내 집 앞과 내 가게 앞은 내가 먼저 챙기려는 실천적 노력이 필요하다. 새봄을 맞이해 집안 대청소를 하듯이 청결운동이 나비효과가 되어 우리사회의 공동체를 회복시키는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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