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헌 충남도 기후환경녹지국장
[투데이포럼]

'길'을 뜻하는 루트의(Route) 어원은 라틴어로 '강제로 연 길’의 의미인 비아 룹타(Via Rupta)이다. 로마제국은 소금을 운반하기 위해 비아 살라리아(Via Salaria)를 만들었으며, 전쟁을 위해 만들었던 길 덕분에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표현까지 생겨났다. 로마의 또 하나의 길은 물길이다. 세계 최초의 '아피아 수도(Aqua Appia, 16.6km)'를 만들었고, BC 144년에 건설된 '마르키아 수도(Aqua Marcia, 91㎞)'의 일 공급량은 무려 18만7600t(충남 47만6000명 소비량)이었다.

우리나라의 물 확보를 위한 국가적 노력은 저수지와 보를 축조했던 삼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려는 물을 관리하는 기구인 수조(水曺)를 설치하고 중국에서 수차를 도입하였으며, 세종대왕은 측우기를 개발하고 천문을 관찰하는 등 정성을 다하였다고 한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물 관리는 수자원의 개발, 공급확대를 중심으로 추진해 왔다. 충남의 경우 수자원 총량은 연간 약 110억t, 수자원 이용량은 29억t으로 약 26%이다. 대청댐 등 4개의 수원을 이용하여 도민 199만3000명(보급률은 93.1%)에게 수돗물을 공급하고 있으며, 담수호 11개소와 저수지 898개소를 수원으로 117,963㎜의 농지에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해 강수량 변동 폭이 점차 커지고 있으며, 충남의 최근 2년('15~'16) 평균 강수량은 923.0㎜(평년대비 72%) 수준이다. 특히, 충남 북·서부권의 개발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나 8개 시·군의 생활용수와 전국 발전량의 23%를 차지하는 발전소의 공업용수를 보령댐에 의존하고 있어 가뭄에 대한 취약성은 점차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충남도는 가뭄극복을 위해 새로운 물길을 내고 있다. 첫 번째는 보령댐 도수로 건설이다. 지난해 2월 완공된 금강 하류에서 보령댐 상류까지 이어지는 도수로(21.9㎞)는 '경계단계' 돌입 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으며, 조류 차단막, 필터, 포기 및 흡착시설을 갖추어 수질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두 번째는 서부권 광역상수도 사업이다. 2022년까지 총 2321억원을 투자 대청(Ⅲ) 도수시설을 70.5㎞ 연장함으로써 서산 등 5개 시·군에 대청댐의 물을 공급할 계획이다. 세 번째는 해수담수화 사업이다. 대산임해산업지역의 수요 증가로 신규 수원이 필요함에 따라 2020년까지 하루 10만t의 용수를 추가 확보·공급할 예정이다.

현재 충남도의 물 관리 정책은 효율적 물 배분과 수요관리에 있다. 광역상수도의 의존율 경감과 1시군 1수원 확보 전략을 통해 물 통합관리 측면에서의 효율적 배분을 추진하고 있으며, 물의 수요관리를 위해 유수율 제고를 위한 노후관로 교체와 누수탐사, 물의 재이용, 절수 등의 대책을 병행하여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도민 여러분의 물 절약을 위한 참여가 무엇보다도 절실한 실정이다. 물 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아주셨으면 한다. 정부부처, K-water, 한국농어촌공사 등과 협력을 통해 주민의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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