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중앙중·고 이관마저 쉽지않아, 옮긴 남선중 인원 없어 창단 연기
카누 등 비인기종목 어려움 더해, 시범종목 강등도… 女학생 더 심각

◎글싣는 순서
① 운동할 학생이 없어요
② 운동부 외면, 왜?
③ 대안이 없는 운동부 선수들
④ 해외 사례 및 전문가 조언

학교체육의 패러다임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허위 학사관리로 사회적 물의가 일었던 정유라 사태를 맞으면서 체육특기자 육성 제도에 대한 개선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학교 운동부를 중심으로 학교체육의 현실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해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학교 운동부 지도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선수 수급’이다. 이곳저곳에 부탁해봐도 운동하겠다고 오는 학생 선수가 없다는 얘기다. 팀 하나 사라지는 것은 쉽지만 후에 명맥을 이어 새롭게 창단시키기도, 제대로 유지하기도 어려운 현실이다. 대전은 지난해 유수의 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했던 배구 명문 대전중앙중·고등학교가 잇따라 해체되는 사태를 겪었다.

대전시교육청은 남선중에 배구부를 이관시켜 가까스로 특기학교로 지정한 상태지만 아직 ‘창단’이라는 단어를 쓰기에는 무색하다. 배구부를 정식으로 창단하려면 최소한 게임을 뛸 수 있는 엔트리 인원 6명은 확보해야는데 올해 이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학생 선수를 끌어모으는 단계에 머무르는 상태로 정식 창단까지 길게는 2~3년이 더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전중앙고를 이을 고등부는 수면 위로 가시적인 윤곽조차 드러나고 있지 않은 상태다.

비인기종목들의 어려움은 더 크다. 선수가 워낙에 부족한 탓에 주전과 비주전, 경기마다 선수의 컨디션을 고려해 출전여부를 따진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카누 종목이 대표적 사례다.

올해 전국체육대회에 카약 4인승을 뜻하는 K-4는 정식종목에서 시범종목으로 내려갔다. 전국체육대회는 기본적으로 8개 시·도 이상이 참가해야는데 재작년과 지난해에 걸쳐 2년 연속 7개 시·도에서 참여선수를 못 냈던 탓이다.

전국적으로 선수 4명을 확보하다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학교 운동부 선수의 수만 따져봤을 때에도 운동부 위축은 고스란히 드러난다. 올해 대전 학교운동부 현황을 보면 중학교는 학생 선수가 752명으로 전년보다 약 70여명 줄었고 고등학교도 772명으로 40명 단위 감소했다.

여학생 종목을 중심으로 고질적인 선수 수급 어려움을 겪으면서 학생 운동부에 빈자리가 늘어가고 있다.

한 고교 운동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대회 중에 혹시나 불의의 사고가 나더라도 교체해서 뛸만한 선수가 없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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