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여·공주를 중심으로 한 백제역사유적지구(백제지구)는 각급 학교 수학여행에 적합한 역사·교육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럼에도 백제지구가 수학여행지로 크게 부상하지 못하고 있는 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본격적인 수학여행철을 맞고 있지만 백제지구로 수학여행을 결정한 충남도내 초·중·고등학교는 손꼽을 정도라고 한다. 백제지구가 가까운 곳에 위치해서 그런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해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도내 초·중·고등학교는 544개교나 된다. 하지만 이중 고작 4개교만이 백제지구를 수학여행지로 선택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비단 올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5년에는 3개교, 지난해에도 6개교만이 수학여행지로 백제지구를 찾았을 정도다. 역사관광지로서의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다. 경주, 설악산 등과 함께 수학여행지로 어깨를 견주던 백제지구 아니었던가.

국내외 여건 변화로 수학여행단이 백제지구로 몰려오지 않을까 기대했던 게 사실이다. 수학여행 1번지로 꼽히던 경주지역은 지난해 강진 발생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수학여행을 오기로 예약했던 300여개 학교 4만5000여명이 예약을 취소한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사드(THAAD)보복에 따른 반발로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떠나려던 학교들이 잇달아 계획을 취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어찌 보면 이들 수학여행단을 유치할 수 있는 호기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별다른 기대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도내 79개 학교, 6000명이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려다 취소했다. 최근에는 중국으로 수학여행을 계획한 도내 20개교가 수학여행 장소를 변경하거나 취소했다. 이들 학교들이 수학여행지로 백제지구를 선정했다는 말은 없다.

백제지구에 외지 수학여행단을 끌어들이려면 우리지역 학교부터 찾아야하지 않나 싶다. 수학여행단을 유치할만한 인프라가 구축이 급선무로 떠오르고 있다. 숙박시설, 오락·체험시설 같은 것들이다. 수학여행단을 유치하려면 300명 이상이 머물 수 있는 숙박시설이 있어야 하나 마땅치 않은 실정이라고 한다. 한해 5만 명 이상의 수학여행객을 유치하는 경주지역을 언제까지 부러워해야만 하나.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