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불청객 ‘미세먼지’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탓에 전자·유통업계가 의도치 않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3월 중순부터 미세먼지 농도가 연일 ‘나쁨’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충청권 일부 지역에는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나쁨’ 단계 기준치인 ㎥당 151㎍(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을 웃도는 날도 발생하고 있다. 갈수록 나빠지는 대기환경 탓에 전자·유통업계는 미세먼지 대비상품의 ‘특수’를 맞고 있다.

봄 날씨에 외출이 잦아지자 약국과 편의점을 중심으로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방한대보다 의약외품 황사마크스나 미세먼지 마스크를 찾는 고객들이 느는 추세다. 청주시 흥덕구의 A 약국은 “최근 일주일간 일반 마스크와 황사마스크를 찾는 손님이 3~4배 정도 증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가지만 황사나 미세먼지 차단기능이 있는 제품을 찾는 고객이 늘었다는 설명이다.

전자업계에는 미세먼지가 매출 상승 효자 노릇을 하는 상황이다. 27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25일 기준으로 미세먼지 대비 제품(공기청정기, 의류관리기 등)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가량 늘었다. 특히 의류건조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0배나 증가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 기능을 탑재한 공기청정기가 인기다. 외출 시에도 스마트폰으로 기기를 제어해 실내 공기를 깨끗한 상태로 유지시킬 수 있는 기능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의류관리기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의류관리기는 정장, 교복 등 자주 세탁하기 어려운 옷을 깔끔하게 유지할 수 있는 제품이다. 신혼부부와 이사철을 맞아 새 전자제품을 구입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다.

의류건조기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증가 추세라는 평이다. 미세먼지 우려로 빨래를 야외에서 말리기 꺼려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다.

이 밖에도 자동청소기와 공기정화식물 등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시킬 수 있는 제품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곧 다가올 황사철에는 미세먼지와 황사에 대비한 상품의 수요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관련 유통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청주시 서원구의 B 가전할인매장 관계자는 “봄철 황사는 물론, 연중 내내 발생하는 미세먼지로 인해 계절과 상관없이 관련 용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늘어나는 고객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황사와 미세먼지 대비 용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청주=이정훈 기자 vince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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