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끼의 밥이 천금의 가치가 있음>
[박일규 서예이야기]

한(漢)나라를 건국하는데 큰 공을 세운 한신(韓信)은 어릴 적 집이 가난해 남의 신세를 지는 일이 많았다.

한번은 지역 관리인 한 친구 집에서 몇 달간 머물게 됐다. 이를 탐탁하지 않게 여긴 친구의 아내는 한신을 점점 무시하더니 끝내는 밥도 주지 않았다. 화가 난 한신은 친구 집을 나와 회수에서 물고기를 낚아 생계를 유지하려 했으나 낚시에 익숙하지 않아 물고기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이때 강가에서 빨래하던 한 노파가 이를 보고 한신을 동정해 밥을 주었다. 한신은 매일 그곳으로 와 물고기를 낚고 노파는 종종 그에게 허기를 면할 수 있도록 밥을 가져다주었다.

어느 날 한신은 노파에게 “나중에 제가 성공하면 후히 보답하겠습니다”고 말했다. 그러자 노파는 “나는 보답을 바라고 이러는 것이 아니라네. 다만 남자라면 뜻을 세워 스스로 강해지게”라고 답했다. 이후 한신은 유방의 대장군이 돼 큰 공을 세우고 초왕에 봉해졌다. 성공해 돌아온 한신은 그 노파를 찾아 황금 1000냥으로 보답했다.

이 이야기에서 비롯된 성어가 ‘일반천금(一飯千金)’으로, 한 끼 밥이 천금의 가치가 있다는 뜻이다.

우리 삶에서 자기보다 지위가 낮거나 옷이 허름한 모습에 남을 무시하고 인격을 천하게 여기는 일들이 많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고, ‘황금천량미위귀 득인일어승천금(黃金千兩未爲貴 得人一語勝千金·황금 천량이 귀한 것이 아니고, 사람의 좋은 말 한마디 듣는 것이 천금보다 났다)’이라는 명보보감 글처럼 자기 주변이나 직장에서 말 한 마디가 인생을 좌우 할 수 있는 인간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착약호리 류지천리(着若毫厘 繆之千里·처음에는 털만큼이라도 약간의 차이가 있으면 나중에는 천리만큼이나 달라진다)와 일반천금(一飯千金)의 가치를 마음에 새겨보자.

<국전서예초대작가·청곡서실운영·前대전둔산초교장>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