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철학 하는 여자가 강하다'

독일 철학자 레베카 라인하르트는 신간 '철학 하는 여자가 강하다'(이마)에서 "완벽주의자 여성은 결코 모든 것을 멈추고 권력을 향해 도전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실패와 스트레스에 대한 불안감,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다는 자책감, 나보다 훌륭한 타인에 대한 시기심은 완벽주의의 어두운 그늘이다. 여성은 그 결과 권력을 얻는 대신, 시간과 효율에 쫓기며 스스로를 착취하고 자기 비하에 빠진 끝에 항복하고 체념한다.

여성은 왜 이 모든 질곡에서 벗어날 수 있는 권력을 멀리할까. 얌전하고 순응하며, 경쟁해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사랑받는 존재가 되려 하기 때문이다. 이런 내면화는 사회가 강요하는 성별 규범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여성은 돌보고 남성은 싸운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있는 한 권력은 남성의 몫이다.

권력에 대한 고정관념 역시 여성의 권력 의지를 꺾어왔다고 저자는 지적한다. 권력에서 조작·통제·억압을 떠올리는 부정적 인식 탓에 흔히 권력과 여성의 행복은 무관하다고 여긴다. 그러나 권력은 그 자체로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노예의 사슬을 풀고 스스로 주인이 되어 창의력을 발휘하며 주변에 영감을 주도록 돕는다. "권력은 행동하거나 무엇인가를 할 뿐 아니라 타인과 단결하고 그들과 협력하여 행동하는 인간의 능력과 부합한다."

저자는 권력과 도덕을 결합해 고정관념을 깨고, 여성이 권력을 쟁취할 수 있는 수십 가지 지침을 철학자들의 명제를 통해 전한다. "한나 아렌트에 따르면 어떤 공동체에서 살고 싶은지는 우리 자신이 결정한다. (…) 당신처럼 양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는 여성들, 자신의 수염보다는 미래에 더 관심이 많은 남성들의 관점에서 생각하라. 넉넉하게 포도주를 마셔라. 건배를 하고 오래오래 먹고 마시며 서로 축하하라. 편협함이 질식할 때까지." 장혜경 옮김. 244쪽. 1만4천원.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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