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선·건물 조망권 인해 전지작업
도심 외 가로수들도 몸통만 앙상
청주선 최소범위만… 관광자원으로
“가로환경·수형에 맞게 작업해야”

지난 23일 도심지인 동구 신흥동 제2치수교앞 가로수가 전지작업을 마친 모습. 최윤서 기자
최근 대전 전역에서 봄철을 맞아 가로수 전지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획일적인 작업으로 본 줄기만 앙상하게 남은 가로수들이 도시미관을 저해한다는 지적이다.

가로수는 해당 지역 이미지와 도시경관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임에도 현재 현장 인부들의 임의 판단으로 가지치기가 진행돼 개선이 필요한 실정이다.

지난 23일 찾은 중구 충무로네거리는 가로수 가지치기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으며 전지된 가지들이 쉼 없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도보에는 현장 인부들이 잘라낸 약 1m 이상의 가지들로 수북했으며 그 양도 상당했다.

충무로네거리를 지나 동구 신흥동 제2치수교 앞을 가보니 그곳은 이미 전지작업이 완료돼 있었고, 전 가로수가 몸통만 앙상하게 남아 있었다. 현재 대전 도심지 내 가로수는 전선과 건물 조망권 침해가 있어 전지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석훈 대전시 공원녹지과 담당은 “도심은 지하 매설물이나 배수구 등이 매립 돼 가로수가 뿌리 내릴 공간이 협소한 편”이라며 “강풍이 불면 나무 자체가 쓰러질 위험이 있어 상단부가 커지지 않도록 강전지를 실시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조망권 침해도 없고 도로폭도 비교적 넓은 곳들도 도심지와 마찬가지로 전지작업이 획일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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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중구 충무로네거리에서 현장 인부가 가로수 전지작업을 실시하고 있는 모습. 최윤서 기자
이 가운데 대덕대로는 별다른 상권이 형성돼 있지 않아 건물 조망권 침해 소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본 줄기만 남겨놓은채 가로수 전지를 진행했다.

대덕대로를 자주 지나는 전소희(27) 씨는 “가로수 기능 중 조경 기능도 있는데 지날 때마다 미관을 저해한다”며 “가로수 하나하나 조형물로 생각해 명품 가로수길을 조성하면 장기적으로 관광코스 개발도 가능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명품 가로수길로 유명한 청주시는 진입로 가로수 전지작업을 최소한의 범위만 시행해 터널형 가로수로 인기가 높다.

이곳은 유명 드라마 ‘모래시계’의 촬영지로 현재 청주시의 중요한 관광자원이 됐다. 전문가들은 가로환경과 수형에 맞게 유동적인 가지치기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김선희 국립산림과학원 박사는 “플라타너스는 맹화력이 뛰어나 강전지를 해도 2개월 안에 녹음을 회복”한다며 “보통 1~2년에 한 번씩 나무 주기에 맞춰 전지하기 때문에 조금씩 자주 실시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플라타너스와 달리 맹화력이 없는 나무는 고심을 해서 전지작업을 해야 한다”며 “예를 들어 맹화력이 약한 은행나무의 경우 가지치기를 할 때 주지와 축지를 남기고 최소한의 범위만 가지치기를 해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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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찾은 대덕대로에 가로수가 전지작업 이후 앙상한 모습으로  서 있다. 최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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