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지역 초·중·고등학생들의 아침 결식률이 24.3%나 된다는 조사결과는 다소 충격적이다. 학생 100명 중 24명이 아침식사를 거른 채 등교를 하는 셈이다. 성장기 학생들의 이런 결식률은 결코 낮은 수치가 아니다. 학생들이 아침밥을 먹지 않고 등교를 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침결식이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나와 있다. 결식 원인을 분석해 대책을 내놔야 마땅하다.

충남지역 초·중·고등학생 21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아침식사를 규칙적으로 먹는다는 학생은 75.5%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9.7%는 '일주일에 2~3번 먹는다'고 답했고, '안 먹는다'는 학생도 14.6%나 됐다. 일주일에 2~3번 아침밥을 먹는다는 것은 실질적인 아침결식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이 왜 아침밥을 거르고 등교를 하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아침밥을 먹지 않는 이유로 10명 중 4명이 '등교나 수면 등으로 시간이 부족해서'라고 응답했다. '평소 안 먹는 습관 때문'이라는 응답자도 28.1%나 됐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결식률이 높아지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초등학생의 결식률이 20.9%인데 반해 중학생은 23%, 고등학생은 31.9%로 나타났다. 이유는 빤하다. 학년이 올라가면 학업에 투자하는 시간도 늘어난다. 밥먹을 시간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설문조사 결과가 시사하는 바는 매우 크다. 학창시절에 수면부족을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입시생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야간자율학습과 학원 수강을 마치고 귀가하면 자정을 훌쩍 넘기기 일쑤다. 4~5시간 잠을 자면 등교준비를 해야 하는 통에 만성 수면부족에 빠지기 쉽다. 밥과 잠 사이에 잠을 선택하는 현실이다. 그나마 등교시간을 오전 8시30분으로 늦춰 이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싶다.

아침결식은 집중력 저하, 영양 불균형, 점심이나 저녁 폭식 등 성장기 학생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번 조사에서 태안지역의 결식률이 15.4%로 매우 낮은 반면 보령지역은 무려 42.6%나 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 결식률 격차가 크다는 건 결식률을 낮출 여지가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아침밥의 중요성을 일깨워줘야 한다. 밥 먹을 시간이 부족해 끼니를 거른다는 말이 나오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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