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식 문화카페]

▲ 뉴질랜드 와이토모 동굴 중국인 환영 현수막과 중국인 전용창구. 사진=이규식
생산-유통-수요 구조에서 어느 부분이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을 때 나타나는 사회경제적 부작용은 심각하다. 제조업체가 독과점일 경우 수요자들이 감당할 불이익이 그렇고 수요계층이 어느 특정 집단에 쏠려 있을 때 야기되는 문제도 예삿일이 아니다. 최근 사드배치 갈등을 둘러싸고 한중간에 불거지는 냉기류는 우선 관광업계를 관통하며 첨예하게 드러났다.

중국 최대 명절인 올해 춘제 연휴동안 해외여행을 떠난 중국인은 615만명이라고 한다. 전체인구의 0.5% 미만이지만 이들 집단이 형성하는 파급력과 부가가치는 상당하다. 해외소비액이 17조원이라는 통계가 이를 증명한다. 1월 하순이라면 중국의 한한령이 시행되기 전인데 이즈음 중국인 관광객의 소멸은 어쩌면 예고된 현상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간 저가덤핑 여행으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 숫자가 크게 증가하여 전체 외국인 방한객의 절반이라니 애당초 균형을 잃은 비율이었다. 수치상으로는 엄청나 보이지만 이들이 한국에서 쓰고 가는 외화는 그리 많지 않을뿐더러 중국인이 운영하거나 연관 있는 여행사, 숙박요식업, 쇼핑센터로 몰릴 경우 실익은 없다. 이제 우리도 통계의 허상을 벗어나 관광산업의 체질개선, 수익구조 강화에 나설 때가 되었다.

중국, 일본에 편중된 방한 외국인 분포를 다변화하고 고부가가치 상품을 집중공략하면서 공격적 관광마케팅이 필요하다. 바가지, 호객행위, 불량상품 판매 같은 악성코드를 발본색원하는 의지도 뒤따라야 하겠다. 아직 일부지역에만 개설된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는 현지인 위탁운영-인센티브 수익제로 개편하여 열정적인 홍보마케팅에 나서야 하는데 여전히 관료체질에 익숙하다. 이미 남극관광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곳곳을 누비는 중국인들의 발걸음만 애타게 바라보지 말자. 당당하게 우리만이 가진 한국관광의 매력을 뽐낼 때가 아닌가. <한남대 프랑스어문학과 교수·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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