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수면제를 탄 음료를 먹여 정신이 혼미한 여성들을 성폭행한 20대 학원장이 경찰에 붙잡혔다. 그가 이런 방법으로 성폭행한 여성이 현재까지 밝혀진 것만 10명이나 된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이쯤 되면 상습범을 넘어 병적이라고 해야겠다. 피해자들이 겪을 고통쯤은 안중에도 없었나 보다. 인면수심(人面獸心)이 따로 없다. 누구보다 도덕적이어야 할 교육자의 일탈행위에 그저 참담할 뿐이다.

청주지역에서 학원을 운영하는 문제의 학원장은 일자리를 찾으려는 구직자들의 절박한 심리를 악용해 자신의 성적욕구를 채웠다. 강사 모집 공고를 보고 학원을 찾았다가 원장이 건넨 음료수를 마신 여성들은 곧 정신을 잃고 항거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한다. 음료수에 향정신성의약품을 미리 타 놓은 것이다. 학원장은 이런 여성들을 학원이나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 했다. 계획된 범죄인데다 음료에 약물까지 타는 등의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

추가 범죄는 없는지 수사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성폭행 피해자들은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어 학원장의 마수에 걸려든 여성이 더 있을 수도 있다. 범행의 수법으로 미뤄 추가 범죄의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피해여성 숫자가 처음에 8명에서 며칠 만에 10명으로 늘어난 것만 봐도 이런 추측에 무게가 실린다. 단 한명의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서라도 범행의 전모를 밝혀내야 한다.

피해여성의 신고가 없었더라면 학원장의 범행은 계속되었을지 모른다. 지난해 12월 성폭행을 당했다는 한 피해여성의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해 10명의 피해사실을 찾아냈다. 신고의 중요성을 새삼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성폭행범은 재범률이 꽤 높다. 피해 사실을 숨기는 사이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 더 이상의 추가 범죄를 막으려면 반드시 신고를 해야 한다.

여러 여성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겨준 성폭행 학원장은 엄벌에 처해야 마땅하다. 성폭행 피해자들은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과 같은 질환에 노출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입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요구된다. 피해자들이 악몽에서 벗어나 사회 구성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치유에 신경써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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