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연인사이에 폭력을 당했다고 신고한 신고자가 3만명이 넘었고, 데이트 폭력으로 467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마, 범죄 특성상 보복이 두려워서 신고하지 않았거나, 옛 정을 생각해서 적당히 타협하고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고 있는 경우까지 합산한다면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연인 간 폭력의 방식은 살인뿐 아니라 폭행과 폭언, 감금, 납치 등 다양한 방법들로 일어난다. 때문에, 한낱 연인 간 사랑싸움이라고만 하기 에는 그 피해가 너무 크고 심각한 지경이다.

그동안 폭력에 대한 우리사회의 인식이 연인사이에서는 이상하리만큼 관대했다. 그 결과, 연인 간 폭력이 갈수록 잔인하고 포악해져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야 말았다. 이제 연인 간 폭력은 더 이상 사랑싸움이라는 말로 포장될 수 없는 명백한 범죄다.

이에 따라, 경찰은 데이트폭력 피해자 보호를 위해 현장대응을 강화한다. 우선, 112시스템에'데이트폭력'코드를 신설하여 출동 경찰관이 데이트폭력 사건임을 미리 인식하고 대비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기존에 대부분 구두로 가해자에게 경고하던 것을 현장에서 서면으로 경고하고, 피해자에겐 각종 신변 보호제도를 안내한다. 또, 흉기소지 범행, 데이트폭력 재발사건 등 긴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역경찰과 수사전담반이 동시에 현장으로 출동해 보다 전문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속적인 사후모니터링을 실시해 피해자에겐 확인전화를, 가해자에겐 필요시 재차 경고 및 출석요구 등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

사랑했던 연인이 가하는 데이트폭력! 사랑싸움이 아닌 범죄이며, 연인이 아니라 폭력을 행사한 '가해자'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한다.

김용태<대전지방경찰청 청장비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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