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록 K-water 충청지역지사 부장
[시론]

충남 서부지역이 극심한 가뭄 때문에 다시 몸살을 앓고 있다. 충남 서부권 8개 시·군 약 50만명에게 생활·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보령댐의 저수율이 14.7%(21일 기준)를 기록했다. 보령댐은 지난해 8월부터 댐 용수공급 기준 '주의 단계'를 유지하고 있으나, 이달 말쯤 '경계 단계'에 돌입 초읽기에 들어가 물 공급의 어려움이 고조되는 실정이다.

2015년부터 가뭄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충남도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발 빠른 급수 대책을 마련했다. 지역주민들도 자발적인 물절약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민·관이 합심한 전방위적 노력이 시도됐다.

K-water도 이와 맥을 같이해 대청댐·용담댐 급수체계 조정을 통한 대체 공급, 보령댐 도수로(일 최대 11만 5000㎥) 건설 등으로 가뭄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K-water는 2015년 말 충남서부 5개 지자체(홍성·태안·보령·서천·당진)를 대상으로 새는 상수도 물을 잡고 가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누수저감 사업을 실시했다. K-water는 이미 2004년 논산시를 시작으로 누수 저감을 위해 전국적으로 22개 지자체의 수도시설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긴급누수저감사업의 경우 충남도의 주관으로 지자체와 K-water 간 협약이 체결되자마자, K-water는 사안의 시급성을 고려해 최고의 유수율 제고 전문인력들을 투입했고 블록구축, 누수탐사, 노후관 교체 등을 통해 6개월만에 유수율을 70% 수준으로 향상시켰다. 이로 인해 연간 32억원의 누수로 인한 손실을 줄였다. 이러한 6개월간의 한시적인 누수저감 사업으로 유수율이 높아졌지만, 이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관망의 개선을 통해 누수를 차단하고, 관망정보 시스템 구축, 체계적인 관망 진단 및 적기 교체 등의 지속적이고 근본적인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

앞으로도 이어질 이상기후에 따른 각종 재해에 근본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결국 통합물관리가 필요하다. 통합물관리(Integrated Water Resources Management:IWRM)란 유역 전체를 시간과 공간적인 측면에서 하나의 유기적인 시스템으로 통합해 관리함으로써 효율성·공평성·지속가능성 측면의 시너지가 극대화되도록 유역단위로 물을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충청권은 인근에 서해바다를 끼고 있는 지역임을 감안해 바닷물을 먹는 물로 바꾸는 대규모 해수담수화 시설을 건설해 만성적인 물부족을 해소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12월 '대산임해산업지역 해수담수화 사업'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2200억원(국비 660억원, K-water 154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오는 2020년이 준공목표다. 하루 평균 10만㎥를 공급할 수 있는 해수담수화설비, 취·송수시설, 관로 12.7㎞ 등이 핵심이다. 이 시설이 준공되면 한 해 매출 40조원 이상, 국세 4조원 이상인 대산석유화학단지에 적기 공업용수를 공급해 극심한 가뭄 시 용수공급이 가능하고 국가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은 세계 물의 날이었다. 2017 다보스 포럼에서 물 위기를 상위 10대 글로벌 리스크 중 3위에 선정한 바 있고, UN은 물을 지속가능발전의 핵심 자원으로 선포한 바 있다.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충남서부지역의 물의 위기가 우리나라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저해하지 않도록 현 시점에서 우리 모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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