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동구청 도시환경정비사업에 한밭중 부지 509㎡ 포함돼 논란, 교문 사라지는 등 학생 안전 우려… 고층 아파트 탓 일조권 침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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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관련 항공사진. 계획상으로는 노란색선으로 표시한 한밭중학교 부지 509㎡가 도로에 편입된다. 대전동구청 제공 
도시환경정비사업에 학교부지가 대거 포함되면서 학생 안전 등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대전 동구청의 삼성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정비구역지정 및 정비계획수립(안) 등에 따르면 정비계획상 한밭중학교 학교부지 약 509㎡(길이 170m·폭 3m)가 도로에 편입된다.

도로 폭을 넓히기 위해 맞닿아있는 학교 부지를 편입시키는 것인데 문제는 그렇게 되면 교육여건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계획안상 폭 3m면 학교 담장을 넘어 화단까지 도로에 들어가는 것으로 현재 교문이나 차 진입로 등이 모두 사라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통학로가 마땅치 않은 탓에 학생들은 학교 본관건물을 나가자마자 바로 차선과 마주치게 되는 셈이다. 통학로 및 소방진입로 미확보로 인한 안전상 문제가 생길뿐더러 차도와 교사동 간의 간격이 가까워져 소음발생으로 인해 수업에 지장이 초래된다.

66년 전통의 야구부 운영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현재도 야구장이 정식규격에 못미치는데 이마저 도로편입으로 일부 공간이 줄어들게 되면 야구장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 있으며 도로 바로 옆에 붙어있는 야구부생활관인 필승관은 이전이 불가피해진다.

도시환경정비사업계획에 따라 한밭중학교 부지 509㎡가 도로에 편입되면 학교 정문 등이 사라지게 돼 학생들 통학환경이 위협받게 된다. 홍서윤 기자
이영우 한밭중 학교운영위원장은 “현재도 야구장이 비좁은데 일부가 편입되면 경기력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학생 통학 안전도 위협받는다”고 말했다.

정비계획상 학교를 둘러싸고 총 2230세대의 고층 공동주택 건축도 예정돼 있어 일조권 침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개발사업 추진 시 최고 높이 40층인 동이 5개, 25층 동이 2개로 학교 건물은 물론 운동장 대부분이 그늘지게 된다.

정하용 한밭중 동창회장은 “(학교와 인접해 40층의 고층 아파트를 짓는 것은)학교가 마치 계곡처럼 그늘져 조망권이나 쾌적한 학습환경이 저해받는다. 층수 고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교 측은 학생 안전과 학습권 보장 등을 위해 정비계획안에 대한 전면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이광우 한밭중 교장은 “기존의 교육시설을 침해하는 식으로 개발계획이 진행되서는 안된다”며 “기존안대로 추진시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구청 측은 아직 검토 중인 단계로 계획안 조정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입장이다.

동구 관계자는 “관련부서 협의를 거치고 있는 중으로 조만간 교육청 소관 교육환경평가를 통해 관련문제 전반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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