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취소·수학여행 일정 변경 잇따라, 베트남·태국·일본 등으로 발길 돌려, 中단체여행 5월까지 예약 없는 경우도
비자 발급 까다롭고 전세기 불허한탓, 충남 20개교 중국 대신 장소 물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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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이유로 자국민의 한국 관광을 금지하면서 ‘우리도 안 간다’는 반중 기류가 전방위로 확산되는 추세다.

반한을 넘어서 혐한으로까지 번진 현지 분위기를 이유로 중국 여행 취소를 문의하는가 하면, 지역 일부 학교는 중국 수학여행 일정을 변경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20일 지역의 한 여행사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사드 배치 발표 직후부터 지난 주말까지 중국 여행 예약고객의 취소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이 여행사의 각 대리점에서는 최소 1~2건 이상 관련 문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취소 고객 대부분은 기간 변경이나 환불을 문의했고, 여행 일정이 두 달 이상 남은 고객은 베트남이나 태국 등 동남아나 일본으로 지역을 변경하고 있다. 중국 단체여행을 주요 상품으로 하는 또다른 지역 여행사의 경우 이달 들어 취소된 단체 예약만 3건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이달 중순을 기점으로 신규 상담조차 없어 5월까지 예약이 전무한 상태다. 이처럼 중국 여행수요가 감소하면서 항공편의 노선 감편도 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달 초 예약이 부진한 중국행 8개 노선의 운항을 감편했고, 아시아나항공도 12개 중국행 노선을 줄여서 운항키로 했다.

지역 여행업계 관계자는 “현지에서 복수·별지비자 발급이 까다로워지면서 사실상 단체 여행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국 측이 중국발 전세기를 불허하는 등 여러모로 사태가 심화되는 상황에 지역 여행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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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중국 수학여행을 계획했던 몇몇 학교도 중국 현지 상황을 의식해 일정 변경에 들어갔다.

대전 대성고는 오는 5월 예정했던 중국 수학여행을 취소하고 학생 선택에 따라 일본과 대만 둘 중 한 곳으로 떠날 수 있도록 조치했다. 대신고 역시 오는 10월로 예정됐던 중국 수학여행의 취소와 함께 대체 여행지를 물색 중이다.

충남의 경우 아예 도교육청 차원에서 현장체험학습 담당자 등과 협의회를 갖고 상반기 중국 수학여행 일정 취소를 당부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올 상반기 중국 수항여행을 계획했던 충남지역 학교 20곳은 일정을 취소하고 장소를 변경키로 한 상황이다. 도교육청은 하반기에도 한·중 간 갈등이 고조되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비슷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대규모 단체 여행의 일정을 처음부터 다시 계획해야 하는 학교 측은 다소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봤을 때 현지에서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게 취소의 결정적 이유”라며 “우선 하반기로 일정을 변경해 준비 기간을 확보했지만, 사전답사나 항공권 확보에 적잖은 어려움이 따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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