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한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투데이춘추]

지구가 보내오는 경고메시지가 심상치 않다. 언제 가뭄과 홍수라는 불청객이 찾아들지는 아무도 모른다.

UN 기후변화협약 ‘파리협정’이 지난해 11월 발효돼 지구온도 상승을 2℃ 이내로 상승 억제토록 노력키로 했고, 세계 각국은 물 부족 사태를 대비한 수자원 관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UN이 ‘세계 물의 날’을 정한 것도 그런 각성의 하나이다. UN은 지난 1992년 생명의 근원인 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물 부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매월 3월 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정하고 세계 각국의 동참을 요청했다. 대전시 역시 해마다 기념식을 열고, 초·중·고 및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그림·사진 공모전, 착한 물 지원 기부행사, 물 산업 체험부스 등을 열어 시민과 함께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자리를 마련해 왔다.

대전시가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는 ‘물 순환 선도도시’란, 아스팔트 등으로 인한 불투수층이 확대되면서 빗물이 땅에 스며들지 못하고 발생하는 도시침수와 지하수 고갈, 하천수질 악화, 도심열섬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다. 이른바 저영향개발(Low Impact Development) 기법을 도입해 물의 자연 순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 물은 많다. 지구 표면의 약 4분의 3이 물이다. 그러나 막상 인간이 마실 수 있는 물은 그중 3%에 불과하다. 제한된 물을 부족함 없이 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물이 자연계에서 원활히 순환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그 순환은, 곧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길이기도 하다.

악화된 물 순환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선 지금까지와는 다른 ‘손질’이 필요하다. LID 기법이 바로 그것이다. 대규모 개발사업과 토지이용사업을 벌일 때, 사전에 식생 수로(水路), 투수성 포장, 침투도랑 등을 만들도록 조례를 제정하고, 물 순환 기본계획과 목표를 설정하며, 이미 개발된 도심지역에는 LID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 자연의 물 순환 체계로 되돌리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미 대전시는 노후수도관 개량 및 관망관리, 절수기와 중수도 설치확대, 빗물이용시설 설치 지원 등 2020년까지 물 절약 20% 달성 목표를 정한 ‘물 절약 종합대책’을 추진 중이다. 또 노후 하수관로 개량 및 분류식화, 하수처리장 현대화, 수질오염 총량관리와 비점오염원 관리지역 지정 등 상·하수를 아우르는 건강한 물 환경 조성을 위하여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은 장기비전이다. 지금의 노력들이 당장 몇 년 안에 빛을 본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머잖은 미래, 자연은 또 물은 우리의 노력에 긍정적인 답을 줄 것이다. 물 순환 선도 도시민으로서의 자부심으로, 시민여러분도 수자원 보전을 위한 정책에 동참해 주실 것을 당부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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