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범 대전 대덕구청장
[투데이포럼]

바야흐로 겨우내 움츠렸던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이다. 아무리 추운 겨울도 우리는 이겨낼 수 있다. 또 견뎌내면 결국 따스한 봄은 찾아오기 마련이다. 물론 그 기저에는 새롭고 활기찬 봄이 곧 올 것이라는 희망도 함께 있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대덕구에서는 새봄을 맞아 새로운 희망을 찾기 위한 작은 도전을 시작했다. 이웃과 더불어 사는 행복과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얻기 위한 콘텐츠를 함께 만들어 봤다. 바로 중리전통시장에서 시도되고 있는 대전의 명물 야시장(夜市場), 중리 달빛 야시장을 통해서 말이다. 거창한 서론에 빗대 야시장이 그렇게 대단한 것이냐고 반문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 생활경제에서 전통시장 상인들과 관(官)이 하나가 돼 스스로 희망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 이 실험은 절대 하찮지만은 않은 일일 것이다. 중리 달빛 야시장이 탄생한 배경에는 우리 상인들이 이웃들과 함께하기 위한 고민이 함축돼 있다. 그 길을 찾기 위해 상인들은 전국 유명한 전통시장의 사례들을 직접 보고 느끼면서 자생의 길을 모색했다. 그 결과물 중 하나가 바로 중리 달빛 야시장이다.

따뜻한 봄의 시작을 앞둔 지난 2월 25일 늦은 오후 중리전통시장이 문을 닫을 시간에 새로운 장이 시작됐다. 다양하고 독특한 먹거리로 무장한 야시장 부스들이 새로운 풍경을 만들었다. 낮과 저녁 시간에 집중됐던 사람들의 발길은 이제 밤까지 이어지면서 전통시장에서는 좀처럼 보기 어려운 새로운 밤 문화가 만들어진 것이다. 술과 유흥으로 흥청거리지 않는 건전한 밤거리가 자연스레 형성되면서 가족과 연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술 말고는 별달리 즐길 거리가 없었던 직장인들의 발길도 종종 이어졌다.

중리 달빛 야시장에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는 상인들의 구성을 보면 그 의미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중리 달빛 야시장의 판매 상인들은 모두 새로운 도전에 나선 청년들과 다문화 가족이다. 달빛과 별빛이 가득한 밤에 만나는 다양한 먹거리의 즐거움은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저녁(동절기 오후 6시~11시, 하절기 오후 7시~11시) 중리전통시장 통로에 열리는 중리 달빛 야시장에서 만날 수 있다. 운영상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더 나은 야시장을 만들기 위해 현재 ‘예비 운영’ 중인 중리 달빛 야시장은 오는 3월 31일 개장 행사와 함께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덕구에는 첫 야시장 탄생이라는 도전의 설렘을 안고 말이다.

‘흐름에 따라가지 말고 흐름이 되라’는 말이 있다. 전국에 많은 야시장이 있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와 건전하고 새로운 먹거리 문화를 만들기 위한 대덕구의 도전은 전국의 야시장의 새로운 흐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 도전에 함께하는 길은 간단하다. 매일 저녁 중리전통시장에 열리는 중리 달빛 야시장의 매력에 한 번쯤 푹 빠져보면 된다. 오늘 저녁 중리 달빛 야시장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이곳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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