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해마다 이맘때면 목련이 핀다. 여느 꽃들은 태양을 바라는데 무슨 이유에 선지 목련 꽃 봉오리는 북녘을 향한다. 봄날 며칠 향기롭고 화사하게 피었다가 서둘러져버리는 목련을 보면 이 무렵 서해 북쪽 바다에서 국민의 안녕과 나라를 지키다 산화한 46명의 천안함 용사들이 투영(投影)된다. 그중에는 백일 남짓한 딸아이를 둔 아버지도 있었고 어머니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부사관으로 입대한 아들도 있었다. 또한 전역을 한 달여 남겨두고 ‘시간아 빨리 가라. 집에 좀 가자’던 이 병장과 형의 학비를 대던 조 하사도 있었다. 이들은 지금 우리 곁에 없지만 그들의 죽음을 헛되지 않게, 다시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천안함 침몰의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

얼마 전 귀순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의 말에 의하면, 이전까지는 한국과 전쟁이 나면 공군과 해군 전력은 한국에 안 된다는 인식이 강했으나 천안함 사건 이후에는 해군끼리 붙어도 자신 있다는 말이 북한 내부에서 돌았고 이런 말이 돌았던 사실에 비춰볼 때 천안함 폭침은 분명한 북한의 소행이라고 했다.

그러나 국내에선 아직도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해서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의문점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런 의문이 순수한 합리적 의심에서 출발했고, 상당한 가능성을 내포했다면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할 문제겠지만 대부분의 의문은 지엽적이거나 단편적인 사실을 전체로 이해하는 오류가 많다.

나치의 2인자이며 대중선동에 천재적 자질을 가졌던 괴벨스는 “99개의 거짓과 1개의 진실을 적절히 배합하면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것을 부정하더라도, 나중에는 그 사실을 믿게 된다”고 했다. 어뢰 폭침이 아니라고 믿는 사람들 중엔 한 개의 '진실의 덫'에 걸려서 99개의 진실을 외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본다.

일곱 번째 봄을 맞이하면서, 우리는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자유와 이 평화가 과연 당연한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천안함 피격 사건 7주기를 추모하며….

지동영<단양경찰서 정보보안과>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