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위장중소기업 내세워
“도산위기… 당국차원 관심절실”

충청지역 중소 레미콘 업체들이 경영재건을 언급해야하는 위기에 내몰렸다. 타 권역 레미콘 업체 난립에 따른 가격 출혈경쟁과 '8·5제(운송기사 8시 출근, 5시 퇴근)’ 도입에 따른 출하물량 축소 등으로, 경영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출구를 찾지 못한 채 허덕이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단가를 확 낮춘 대형 레미콘업체 계열의 ‘위장 중소기업’ 출몰 탓에 줄도산 위기에 내몰렸다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우선 정상가격(6만 5000원 선) 붕괴가 큰 타격을 줬다. 레미콘 업체 등에 따르면 1루베(㎡당) 레미콘 정상단가는 6만원 선이다. 타 권역 레미콘 업체 및 위장중소업체가 시장 경쟁을 흐리면서, 현재 4만 6000원선으로 30% 이상 곤두박질 쳤다는 게 지역 레미콘 업체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8·5제 도입에 이은 물량 축소로 연결되는 최악의 시나리오 대응여력도 만만찮아, 연매출은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호소도 나오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형 레미콘 업체들이 ‘위장 중소 레미콘 업체’를 앞세워 지역 업체의 관급공사 일감을 가로채고 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경영기반까지 흔들리고 있다. 지역 업체들은 대기업이 '위장 중소기업'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우회 입찰하는 수법으로 지역 업체 일감을 빼앗아 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정 대기업이 퇴직직원을 앞세워 ‘위장 중소기업’을 설립하고 시장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을 통해 위장 중소기업과 공장 임대계약을 맺고, 임대료 명목으로 이윤을 얻어내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의혹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멘트 생산까지 거머쥔 대기업이 위장 중소업체에 원재료를 저렴한 값으로 넘기면서, 단가경쟁 고지 선점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얘기다.

한 고비를 넘으면 다른 고비가 나타나는 상황이 세종 등 충청권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A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현 시점 최악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며 “대기업은 위장 중소기업을 공공공사를 뺏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법망을 피해 참여가 제한된 공공조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위장 중소기업 수준의 단가를 의식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레미콘 전국 최저단가를 감수하면서까지 납품에 나서고 있다”며 “관할 당국 차원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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