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용길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대전시민대학장
[투데이포럼]

지금으로부터 약 46억년 전, 화산 폭발로 인해 지구상에 물이 생성됐다고 한다. 마그마와 함께 뜨거운 수증기가 지표상으로 분출되면서 수백년 동안 비가 내렸는데 이 때 생겨난 물이 약 14억㎦. 둥근 지구 전체를 약 3㎞ 깊이로 덮을 수 있는 엄청난 양의 물이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97.47%가) 바다에 있고 대륙에 있는 담수는 2.53%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정작 인류가 살아가면서 쓸 수 있는 지표수(하천수·호소수)는 고작 0.26%에 지나지 않는다. 게다가 20세기 이후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도시화, 산업화, 인구의 증가, 수질오염, 환경파괴 등으로 인해 인류의 물 부족 문제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3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얼핏 보기에 물이 많은 나라다. 연평균 강수량이 1281㎜(1973~2013)로 세계평균 강수량보다 1.6배 높고, 갖고 있는 수자원 역시 1356억㎥이나 된다. 하지만 PAI(국제인구행동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실제 1인당 쓸 수 있는 연간 물의 양은 1453㎥으로 전 세계 153개 국가 중 129위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나라(물 부족국가)로 분류돼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대전은 물 사정이 매우 좋은 도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형적으로 볼 때 대둔산과 계룡산에서 뻗어 나온 산줄기가 대전의 동서남북을 고리처럼 두른 분지 모양새에 갑천, 유등천, 대전천 등의 3대 하천과 그 지류인 크고 작은 하천들이 도시를 골고루 적시면서 금강과 합류하고 있다. 금강은 전라북도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 신무산 중턱의 ‘뜬봉샘’에서 발원해 장장 천리(398㎞) 물길을 흐르고 흘러 수많은 역사와 함께 도시문명을 태동시켰다.대전은 1980년 대청다목적댐이 완공되면서 총저수량 약15억㎥의 수자원을 확보하게 되었는데 바로 이 물이 대전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킨 가장 큰 도시자산이 됐다. 그리고 광역상수도망을 통해 청주와 천안, 아산까지 물 공급을 하고 있으며, 지구촌 어디서든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K-Water’라는 이름으로 지원되고 있다. 인근 세종시와 계룡시에도 공급하여 연간 약100억원 이상 수익을 올리고 있다. 유성온천은 이미 1910년대부터 개발돼 전국적인 명소가 되었고, 1970년대부터 수자원공사는 인공위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국의 물관리를 하고 있으니 대전은 물의 도시요, 물로 행복한 명품도시라고 말할 수 있다.

3월 22일 ‘세계물의 날’을 맞아 물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생각해 보자.

시민대학에서는 작년부터 ‘대전학’을 운영하고 있다. 대청호 오백리길을 비롯해 대전의 물 관련 탐방프로그램에 많은 시민 여러분들이 참여해 함께 공감대를 만들어 가시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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