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공동캠페인 '러브 투게더']
<3> 3.백혈병 앓는 철수 군

▲ 만성 골수 백혈병 투병생활 중인 김철수 군에게 휴대폰은 세상과 통할 수 있는 도구다.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김철수(17·가명)군은 2012년 초등학교 5학년이었을 때 만성 골수 백혈병 진단을 받고, 6년째 투병생활을 하고 있다.

백혈병에 걸린 탓에 또래 아이들보다 키도 작고, 왜소해 급우들로부터 괴롭힘을 자주 받았던 김 군은 친구보다 담임선생님에게 받은 상처가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다. 당시 대전 동구 S초등학교에 다니던 김 군은 비장에 문제가 생기며 대전의 종합병원 응급실을 거쳐 서울의 대학병원까지 옮겨 다니느라 열흘이 넘도록 학교에 가지 못했다.

초등학생이 아무런 연락도 없이 장기간 결석했지만 학교를 비롯해 담임선생님은 가정에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았다. 부모는 고통에 울부짖는 아들을 살피느라 다른 곳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사태가 간신히 수습된 다음에서야 학교에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학교의 반응은 냉담했다. 김 군이 백혈병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담임선생님을 비롯해 학교 관계자 누구도 안부를 묻거나 출결에 대한 소식조차 전하지 않은 것.

김 군의 어머니인 한희경(46) 씨는 “철수가 몸집이 작고 말수가 적어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니 선생님과 학교마저 사람 취급을 안 한 것으로 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자신의 반 학생이 백혈병에 걸려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 전화 한통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직까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한 씨는 이 같은 현실을 벗어나기 위해 대전시교육청에 문제를 하소연했고, 이후 문제가 해결돼 김 군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무사히 졸업할 수 있었다.

김 군은 “중학교에 입학하고서 학교에서 영어영화동아리 활동을 하며 좋은 친구들을 만나 지금까지 연락하며 잘 지내고 있지만, 초등학교 다닐 때 같은 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며 “부모님께 요리해주면 기뻐하시는 것을 보고 요리사가 되기 위해 고등학교도 요리를 전공으로 진학했고, 열심히 다니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군이 고학년이 될수록 부모의 걱정은 깊다. 올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김 군이 면역력이 약해 매일 쓰고 다니는 마스크와 병 때문에 먹어야 하는 특수식을 두고 급우들이 놀리거나 괴롭히지 않을까 매일 같이 고민이다.

아버지 김동혁(51) 씨는 “철수가 고등학교에 들어갈 때 체력이 버틸 수 있을지,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먼 거리를 통학해야 하는데 버스는 잘 타고 다닐 수 있을지 걱정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며 “아이들에게 학교는 일상이자 커서 추억이 될 텐데 아픈 것 때문에 보내지 않으면 아이가 커서 섭섭해할 것을 생각하니 고등학교 진학을 결정하긴 했지만 불안할 수밖에 없는 것이 부모 마음이다”고 말했다.

<24일자 1면에 4편(종편) 계속>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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