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무 휘인이 피처링한 '부담이 돼'로 멜론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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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주위에서 너무 좋아해 주시니 오히려 제가 차분해지더라고요. 실감이 안 났나 봐요."

음원차트 1위에 오른 소감을 말하는 프로듀서 정키(31)의 목소리는 의외로 담담했다.

그는 지난 8일 발표한 싱글 '엠프티'(EMPTY)의 타이틀곡 '부담이 돼'로 14일 오후에도 멜론 차트 1위를 지켰다.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한 그는 "누구나 그렇듯이 음원 차트 1위를 한번 해보고 싶었다"며 "음악적인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성취감이 있을 테니 그 기대감은 늘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객원 보컬 임세준, 양다일이 참여한 싱글 음반으로 데뷔한 그는 김나영이 부른 '홀로'(2012)와 선우정아가 노래한 '거울'(2014), 나비가 부른 '내가 할 수 없는 말' 등 가수들의 목소리를 빌려 자신의 곡을 발표했다.

'부담이 돼'에선 마마무의 휘인이 목소리를 보탰다.

여느 작곡가나 프로듀서들이 다른 가수들에게 곡을 주는 데 집중하는 데 반해 그는 자신의 이름으로 음악을 발표하는 데 더 집중했다. 감성적인 그의 멜로디는 서서히 음악 팬들에게 스며들었고, 휘인의 목소리와 만나며 대중적으로 반향이 터져 나왔다. 트와이스와 태연의 흥행, 드라마 '도깨비' OST의 '롱런'을 딛고 얻은 결과다.

그는 "작년 여름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통해 방송에 처음 출연하며 사람들이 알게 된 면도 있겠지만, 특히 휘인과 좋은 시너지가 났다"며 "평소 휘인의 음색을 좋아했는데 특별히 주문한 게 없는데도 가사의 진심을 잘 전달해줬다"고 설명했다.

서울예대 실용음악과에서 재즈 피아노를 전공한 그는 노래는 직접 하지 않느냐고 묻자 "대학 후배인 임세준에게 보컬 레슨을 받은 적 있는데 작곡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했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작곡은 따로 배우진 않았지만 대학 수업 시간에 (빛과소금) 장기호 교수님이 엄청 칭찬해주신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두 달 전까지 피아노 학원을 운영한 어머니 덕에 그는 매우 어린 시절부터 건반을 눌렀다고 한다.

그러나 대학 진학 전까지 꿈은 웹툰 작가였다. 만화가를 꿈꾸던 그는 고교 시절 밴드부에 들어갔고 그즈음 음악으로 진로를 바꿨다고 한다.

"음악을 하면서도 글 쓰는 걸 좋아해서 자전적인 이야기와 허구를 섞은 소설 '나의 엄청난 구레나룻'을 자비로 출간하기도 했어요.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구레나룻이다) 영화도 좋아해 2학년 때 시나리오를 써서 독립영화 '바이바이 화이트 버드'를 연출하기도 했죠. 배우로 연기도 한번 해봤는데 그래서 망했나 봐요. 공모전에 출품해 예선 탈락했죠. 하하. 지금도 계속 글을 쓰며 출판사와 얘기하고 있어요."

자신의 음악에 도움을 준 임세준과 양다일, 김나영 모두 같은 대학 실용음악과 보컬 전공 후배들이다.

"세준이가 1년, 다일이가 2년 후배예요. 이들과 친하게 지냈는데 제가 졸업 전 마지막 학기에 기념으로 음반을 내자고 했죠. '형 한번 주인공 시켜달라'고 하자 흔쾌히 노래해 줬어요. 그게 데뷔전이었어요."

당시에는 반향이 없었지만 임세준이 부른 첫 싱글의 '진심'은 백지웅이 SBS TV 'K팝 스타 시즌1'에서 부르며 주목받았다. 이후 나온 '홀로'는 방송에 기대지 않고서도 음악 팬들 사이에 회자됐다.

6~8개월에 한 번씩 꾸준히 음반을 낸 그는 "내 음반은 처음부터 콘셉트를 구상할 수 있어 좀 더 자신감 있게 할 수 있더라"며 "지금은 조금 열린 마음이지만 다른 가수들에게 곡을 주는 게 조심스럽더라. 원하는 음악을 맞춤형으로 주는 데 능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팝 아르앤드비(R&B) 계열의 음악을 꾸준히 들려주고 싶다고 했다.

같이 작업 해보고 싶은 보컬로는 나얼과 박효신을 꼽았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가수들은 너무 많죠. 그중에서도 나얼, 박효신 선배들과 꼭 한번 해보고 싶은 바람이 있어요."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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