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 충청-클릭이슈]
시설 노후화·통행률 저조에
대전지역 5개 지하보도 폐쇄
공간재활용 등 대책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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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마지하보도 사업전. 대전 서구 제공
대전지역 일부 지하보도가 폐쇄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폐쇄된 지하보도를 활용해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지만, 임시 방편에 불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11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역 지하보도는 모두 18개소로 2009년 시설이 노후된 태평 지하보도 폐쇄에 이어 현재까지 정부청사 지하보도, 시청 지하보도, 둔지미 지하보도, 둥지 지하보도 등 모두 5개소가 폐쇄됐다.

지하보도는 한때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육교를 대신하고 횡단보도보다 비교적 안전하다는 이유로 각광받았지만, 인근 횡단보도의 부재로 인해 무단횡단의 주범이라는 차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과거 차량통행 위주의 입체화 보행시설(지하보도, 육교)에서 보행자 위주의 평면보행시설(횡단보도)로 교통정책 방향이 자리 잡으면서 지하보도의 통행량은 급속하게 줄어들었다. 통행률 저조와 함께 유지관리의 문제로 시설이 점차 열악해지면서 급기야 범죄 노출 위험까지 높아지자 시는 결국 지하보도를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철거가 가능한 육교와 달리 지하보도의 경우 폐쇄 외에는 이를 활용할 대책이 없어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서구의 한 지하보도의 경우 지하보도 입구에 철창을 설치해 접근을 막아놓은 상태지만 철창 사이로 성인이 드나들 수 있을 만큼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다. 해당 지하보도 인근에는 공원이 위치해 있어 아이들의 이동이 활발한 편이어서 자칫 호기심에 지하보도에 접근하더라도 이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달리 중구의 한 지하보도는 인근 동 주민센터에서 창고로 활용해 사용되고 있지만, 이 역시 주기적인 관리가 힘들다 보니 쓰레기가 나뒹굴거나 먼지가 쌓여 도시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렇다보니 흉물스레 방치된 폐쇄 지하보도를 활용하기 위한 방안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지만, 시와 관할 구청은 예산이 수반돼야 하는 만큼 조심스런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지하보도를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재활용하기 위해선 그만큼 찾는 사람이 늘어야 하지만, 그에 따른 수요 역시 불투명하다는 것도 또다른 이유다.

시 관계자는 “지하보도를 문화공간 등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보행통로 용도로 설계된 환기시설이나 조명 등을 전부 리모델링해야 한다”며 “수요가 동반되지 못한다면 오히려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지하보도를 시민의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의견이 있다면 이를 적극 수용하겠다”며 “시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인희 기자 leeih5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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