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세기 의서인 '삼방촬요'를 우리말로 옮긴 '국역 삼방촬요'.
▲ 17세기 의서인 '삼방촬요'를 우리말로 옮긴 '국역 삼방촬요'.
조선 효종(재위 1649∼1659)이 지시해 우암 송시열(1607∼1689)이 편찬한 의학 서적인 '삼방'(三方)의 핵심 내용을 추린 '삼방촬요'(三方撮要) 번역본이 처음으로 출간됐다.

출판사 행림서원은 한국한의학연구원이 번역한 '국역 삼방촬요'(전 3권)를 펴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 책임은 안상우 한국한의학연구원 박사가 맡았고, 김남일 경희대 한의대학장이 감수했다.

'삼방'은 효종이 북벌에 대비해 제작을 명한 의서로 알려졌다. 효종은 중국이 아닌 조선의 사정에 맞는 의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에 따라 처방·침구·단품(향약요법) 등 세 가지 주제를 다룬 책이 발간됐다.

안 박사는 "삼방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지 않는데, 효종이 송시열을 통해 비밀리에 편찬을 추진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일제강점기 조선의학사를 연구한 미키 사카에(三木榮)가 자신이 소장한 '독삼신편'(讀三新編)의 서문에 이 같은 사실이 언급돼 있다고 적어 놓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의학계에서는 그간 삼방의 구체적 내용을 몰랐는데, 행림서원에서 일제강점기에 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삼방촬요가 나왔다"고 말했다.

행림서원의 도서 목록에 따르면 "삼방촬요는 효종이 팔도 내의 명의를 조당(朝堂, 조정)에 초치하고 (명의들이) 각자 경험한 침구학 등을 강구(講究)하고 수집한 절세의 진본"이다.

또 이 책의 원고는 완성됐으나 인출되지 못했고, 창덕궁에 보관돼 세상에 아는 사람이 드물었으나 궁중에서 흘러나와 행림서원이 입수하게 됐다고 도서 목록에 기록돼 있다.

안 박사는 "행림서원이 소장하고 있는 삼방촬요는 614쪽 분량으로, 속표지에 1943년 1월 13일에 찍힌 출판허가 인장이 있다"고 말했다.

삼방촬요는 11권(卷, 내용을 분류하는 단위)으로 구성된다. 1권은 머리와 얼굴의 통증에 관해 다뤘고, 2권은 가슴과 배, 허리 치료법을 정리했다. 또 10권은 부인과 질병, 11권은 소아과 질병의 처방을 담았다.

각각의 병에 대해서는 증상, 병에 걸리는 원인, 처방, 침구 치료법 등이 명료하게 기재됐다.

행림서원 측은 "삼방촬요에는 동의보감에는 보이지 않는 민간의 의학지식도 종합돼 있다"며 "한의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이 책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1권 380쪽·2권 386쪽·3권 484쪽. 세트 20만원.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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