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말기 선고받은 37살 의사의 삶과 죽음 기록

빌 게이츠를 울린 책, '숨결이 바람 될 때'

폐암말기 선고받은 37살 의사의 삶과 죽음 기록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 독서광으로 알려진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 그가 10일(현지시간) '나를 울게 한 가장 감동적인 책'이라며 개인 블로그에 한 권의 책을 추천했다.

폐암 선고를 받고 죽어가면서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진솔하게 말하는 신경과 의사 폴 칼라티니의 '숨결이 바람이 될 때'(When breath becomes air).

스탠퍼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하고,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한 뒤, 예일 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한 저자는 모교의 교수와 수백만 달러의 연봉이 기다리는 연구원을 보장받은 직후 폐암 4기 선고를 받는다.

언제 죽음이 닥칠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는 수련의 과정을 끝까지 마치고, 딸까지 낳는다. 아내가 "아이에게 작별을 얘기하는 것이 당신의 죽음을 더 고통스럽게 하지 않겠느냐'고 묻자 그는 고난을 피하는 것이 인생은 아니라고 답한다. 죽음이 당장 목전에 있더라도 계속 자신의 길을 가는 것. 그는 그것이 삶이라고 결론짓는다.

그는 이 책을 끝까지 쓰지 못하고 2015년 3월, 37살의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다. 그의 부인 루시 칼라티니가 마무리한 이 책은 그의 사후 10개월 뒤에 출간돼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책의 맨 앞장에는 '이 책을 케이디에게 바친다'고 씌어있다. 케이디는 그가 죽을 때 갓 8개월이 된 딸이다.

게이츠는 블로그에서 "나는 그가 병으로 황폐해지고 항암 화학치료를 받으면서 이 책을 쓸 때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지 못한다"며 "그는 짧은 인생을 살면서 평생을 책과 글쓰기, 의학, 과학을 통해 한가지 또는 다른 방식으로 의미를 추구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의 삶의 여정의 작은 부분을 목격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죽음이나 죽어가는 것에 대해 눈물을 흘리는 부류의 사람은 아니다"면서 "'마지막 강의(The Last Lecture)'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같은 책을 읽고도 전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은 진정으로 감탄과 눈물을 자아냈다"고 말했다. 또 "아내 멜린다와 딸 제니퍼도 마찬가지였다"며 "사실 이 책은 오랫동안 내가 읽은 논픽션 가운데 최고의 책"이라고 덧붙였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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