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썰렁한 청주공항을 가다
마지막 유커 맞이한 가이드 송씨
“한한령 심각 … 매출 큰 타격 입어”
공항내 편의점·식당 등 장사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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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8일 청주공항 국제선 출국장앞은 평소 북적이던 가이드들도 없이 한산한 모습이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이달 15일부터는 중국인 단체관광객 예약조차 없어요. 중국인 발길이 완전히 끊키고 나면 뭘로 먹고 살지 앞날이 캄캄하네요.”

중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한령(限韓令·한류 확산 금지 정책)’에 이어 자국민들에게 한국으로의 관광을 금지시킨지 5일째인 지난 8일 청주국제공항에서 서울의 한 여행사 가이드 송모(45) 씨를 만났다.

송씨는 “오늘 맞이하는 단체팀이 예약된 마지막 팀”이라며 “앞으로 언제 단체팀을 맡을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었다.

이날 청주공항 대합실은 텅 비다 못해 다소 을씨년스런 분위기마저 자아냈다. 평소 중국인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던 때 단체 관광객을 맞이하기 위해 출국장을 둘러싸던 가이드들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송 씨는 “가이드들끼리 단체 카톡방을 운영하는데 이미 문을 닫는 여행사들이 많아 밀린 급여나 인센티브를 못받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라며 “저도 고등학생 자녀 두 명을 키우고 있는데 앞으로 학원비나 생활비를 어떻게 감당할까 고민스럽다”고 걱정했다.

단체 관광객들의 분위기에 대해 묻자 그는 “한한령이 정말 심각하다”며 “특히 롯데와 관련된 제품이나 장소만 눈에 보여도 손가락질 하거나 욕설을 퍼붇기도 한다”고 전했다.

공항 내부에서 운영되는 편의점, 식당, 커피숍 업주들도 깊은 한숨을 내쉬기는 마찬가지. 한 가게 주인은 “매출이 반토막도 아니라 3분의 2는 떨어졌다”며 “사드사태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방문 빈도가 크게 줄어 장사하는게 막막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청주공항 2층에 위치한 청주시 특산품 판매장 역시 다소 한산했다. 평소 쇼핑을 즐기던 중국인 관광객으로 북적였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면세점은 출국 예정인 내국인들만 조용히 쇼핑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최근의 거센 사드 보복은 ‘장기적 악재’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중국 당국이 주요 현지 여행사를 통해 한국 관광상품 판매를 전면 중단하라고 지시한 오는 15일부터는 중국인 실종으로 인한 매출 타격이 현실로 다가올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사태가 이렇게 크게 다가올지 몰랐다”며 “한국이 중국인 단체 관광객 중심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새로운 루트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진단했다.

김영복 기자 kyb102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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