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헬렌켈러’ 김선태 목사
청주맹학교서 교육용으로 사용

▲ 청주 맹학교에 자신의 뼈를 기증키로 약속한 한국의 헬렌켈러 김선태(75) 목사.
지난 30여년 간 청주 맹학교를 찾아 봉사활동을 해 온 한 목사가 자신의 뼈까지 교육목적으로 기증키로 해 화제다. 시각장애인에 대한 봉사를 인정받아 2007년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했던 '한국의 헬렌 켈러' 김선태(75·사진) 목사의 이야기다.

김 목사는 사후 자신의 뼈를 청주 맹학교에 기증키로 약속했다. 그의 시신은 우선 세브란스병원에 기증된다. 이후 의대생들의 임상실험에 사용된 뼈는 맹학교로 기증될 예정이다. 청주맹학교에 따르면 기증된 뼈는 학생들의 해부학 및 지압 교육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김 목사는 본인이 시각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한 평생을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살아왔다. 그는 한국전쟁 때 포탄이 터지는 바람에 시력을 잃고 가족도 잃었지만 숭실대, 장로회신학대를 거쳐 미국 시카고 메코믹 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회를 설립했던 그는 재계의 도움으로 1986년 서울 실로암안과병원을 설립해 지금까지 3만여 명의 시각장애인에게 개안수술을 시행했다. 또 무료안과진료를 해 준 사람도 100만명에 이른다.

전국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훈련과 재활훈련을 위한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와 복지관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의 봉사정신은 국내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북한에 진료버스 '움직이는 실로암안과병원'을 기증하기도 했다. 또 시각장애 대학생과 신학생 1100여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했다.

김 목사는 2008년 국민훈장 모란장과 2012년 이와하시 타케오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아시아 및 서태평양 지역의 시각장애인 권익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헌신한 이에게 주는 상이다. 한편, 김 목사는 9일 청주 맹학교를 찾아 '인생성공의 길라잡이'라는 주제로 특강도 실시했다.

임용우 기자 winesk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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