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근상 인식변화·체험학습으로 폐지, 학업우수상 주는 학교도 점점 줄어
성적 위주로 학생 나눠 부작용… 전원 특기·재능상 수여 방식으로 변화

▲ ⓒ연합뉴스
대전지역 초등학교들에서 상(賞)이 사라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개근상은 이미 오래전 자취를 감췄다. 개근상은 일정한 기간 동안 빠짐없이 출석한 학생을 격려하기 위해 줬던 상이다. 과거 성실함의 척도이자 ‘누구나 받는 상’으로 불리울 정도로 흔한 상으로 인식됐지만 요즘은 개근상을 주는 초등학교를 찾아보기 어렵다.

어떤 상을 수여하느냐는 단위학교에서 결정하는데 출석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대부분 학교가 개근상 제도 자체를 아예 폐지했기 때문이다. 학생 건강권 보장 차원에서 과거처럼 몸이 아파도 무리하게 학교에 나오는 학생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폐지의 주된 이유다.

개근상이 사라진 데는 현장체험학습이 본격화된 영향도 크다. 체험학습을 통한 다양한 경험 쌓기를 장려하는 분위기인 데다 신청서를 내면 연간 10일 이내 출석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개근하는 학생이 드물다.

김성순 대전시교육청 유초등교육과 장학관은 “예전에는 학생들이 가는 곳이 주로 학교밖에 없었지만 요새는 가족과 함께 학교 밖 다양한 곳으로 현장체험학습을 떠나는 경우가 많아 개근의 의미가 많이 사라졌다. 이런 현실이 반영돼 학교들에도 개근상이 거의 없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학업우수상을 주는 학교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대전문화초등학교는 지난해부터 학업우수상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으며 흥도초등학교도 학교운영위원회와 학부모, 교사 등의 의견을 수렴해 내년부터 학업우수상을 없애기로 했다. 성적 순위에 따라 학생을 나누는 것은 교육적으로 부작용이 더 크다는 것이 학교들이 학업우수상을 폐지하는 배경이다.

여양구 흥도초등학교장은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받지 못한 선수들이라 할지라도 절대 능력이 떨어지거나 연습을 게을리한 것은 아니다. 그런 것처럼 성적이 잘 나온 일부 학생에게만 상을 주는 것은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 판단해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대신 학교들은 각 학생의 특기와 재능을 살린 개인상을 전원에게 수여하는 방향으로 학생들을 격려하고 있다.

성광진 대전교육연구소장은 “그동안 상은 학생들에게 더 잘 하라는 의미로 일종의 보상의 전략 차원에서 쓰였었는데 그러면서 남발되거나 보상이 없으면 적극적으로 하지 않으려는 폐해도 생기게 됐다. 장기적으로는 상 없이도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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