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충남도 공보관실 주무관
이주민 단체 자원활동가로 17년

▲ 이주자 인권증진을 위해 자원활동가로 참여하고 있는 김영호 충남도 공보관실 주무관은 매년 1회씩 자비로 30~40명의 단원을 모집해 해외이동진료봉사를 떠난다. 그동안 중국,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라오스를 거쳐 올해 6월에는 미얀마 양곤을 계획하고 있다.
"차별받고 소외받는 이주민들의 인권 신장에 앞장서겠습니다."

김영호 충남도 공보관실 주무관은 타향살이의 설움과 사회적 색안경으로 상처받고 있는 이주민들의 복지에 기여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외국인 인권단체와 다문화가정 대안학교 등에서 오랫동안 자원활동가로 활동하며, 이주노동자들과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인격모독, 임금착취, 언어장벽 등 크고 작은 애로사항을 겪는 것을 눈으로 직접 목격해왔기 때문이다.

김 주무관은 2000년 ‘대전이주노동자연대’에 참여를 시작으로 2005년 ‘외국인사랑의진료소’, 2013년 ‘다문화대안학교 R-school’ 등 이주민 관련 단체에 잇따라 자원활동가로 참여했다. 대전지역의 회사를 찾아다니며 이주노동자들에게 한글을 가르쳐주거나 아픈 곳은 없는지 애로사항을 청취했고, 다문화가정 이주여성과 아이들이 사회의 차별과 손가락질에 상처받지 않도록 보듬어 주기도 했다.

이주민들에게 있어 그는 때로는 친구였고, 때로는 부모였다. 헌신적인 노력으로 이주민들 사이에서 그는 '이주민들의 대부'로 통한다.

물론 그의 자원활동이 순탄치 만은 않았다. 이주민들의 대변인을 자처하며 수차례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김 주무관은 “활동 초기만 해도 이주노동자를 채용한 회사들이 자신들의 불합리한 근무환경이 알려질까 직원들과 만나는 것을 꺼려했고, 다문화가정 이주여성의 남편에게 말못할 오해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민들의 병원비를 사비로 지출했다 돌려받지 못한 적도 수두룩하다고 했다. 김 주무관은 “한번은 우즈베키스탄 출신 노동자가 한국 사람이 휘두른 병에 얼굴이 찢어져 응급실에 실려간 적이 있었다. 그런데 병원에서 보증인 없이는 수술을 해줄 수 없다고하기에 연대 보증을 서야만 했다”라며 “그런데 이 친구가 도망을 갔고, 결국 병원비 400만원을 사비로 고스란히 물어줘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에도 몇 차례 병원비를 대신 지급하게 되는 일이 종종있었다. 하지만 (그들을) 원망은 안한다”라며 “오히려 돈이 없어 아파도 병원에 가지 못하는 이주민들을 보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김 주무관은 앞으로 한 명의 이주민들이라도 더 행복해졌으면 하는 것이 작은 바램이라고 말한다. 김 주무관은 “제 전화번호가 전국에 퍼져있어 일주일이면 2~3통씩 저를 필요로하는 분들의 전화가 온다. 또 감사 인사를 하기도 한다”라며 “지난 16년여동안 이주민들과 맺은 인연을 앞으로도 이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명석 기자 hikms12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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