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홍주성 설치 불허, 추진위 임원교체 등 진척늦어, 예산은 내달 13일 제막식

충남 홍성과 예산지역에서 각각 추진되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예산지역에는 내달 13일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 제막식이 예정된 반면, 홍성지역에서 추진되던 소녀상은 설치 장소를 찾지 못해 표류하고 있다.

3일 예산군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에 따르면 4월 13일 예산군청 앞 분수광장에선 소녀상 제막식이 열린다. 예산군 소녀상 건립위가 제막식을 이날로 정한 것은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일(1919년 4월 13일)에 맞춘 것이다.

이 소녀상은 예산참여자치연대 등 지역 내 14개 단체로 구성된 소녀상 건립위가 군민 모금과 기금을 통해 마련한 4000여만원으로 제작했다.

예산 소녀상은 충남 내에서 천안과 아산, 서산, 논산, 당진, 서천에 이어 7번째로 설치되는 것이다.

반면, 예산과 비슷한 시기에 추진되던 홍성지역 소녀상은 설치 장소를 찾지 못해 답보상태에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홍성지역 시민사회단체가 중심이 된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창립총회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현재 소녀상 건립에 필요한 모금액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그러나 지난 1월 홍주성 인근에 설치하려던 소녀상 건립에 대해 문화재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홍성 평화의 소녀상 건립추진 등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지난 1월 문화재위원회 심의 결과 소녀상이 홍주성의 역사성과 직접적인 관계가 부족하다며 소녀상 건립 추진위가 신청한 국가지정문화재 현상 변경 허가를 부결했다. 문화재청의 결정은 문화재를 주변 환경과 함께 잘 보존해 후손들에게 온전하게 물려주기 위한 조치라고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홍성 소녀상 건립 추진위 임원 교체 등 시기적으로 혼란스러원 상황까지 겹치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건립 위치 등에 대한 논의나 재추진 계획 등은 전혀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홍성 시민사회단체 등은 소녀상 위치와 관련해선 “홍주성은 을사조약에 반발한 의병대장 민종식 등이 의병을 일으켜 일본군과 격전을 벌인 곳”이라며 “소녀상 건립지로 홍주성만큼 적합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추진 일정에 대해선 “소녀상 건립 추진위 임원 교체 등의 일로 추진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라며 “조만간 전체회의를 열어 소녀상 건립 위치와 시기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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