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는 3년전 붕괴사고로 매뉴얼 마련, 대부분 내부서 진행… 책임소재 ‘대학’, 학생회 주관인 MT는 대부분 교외서
인명사고·성추행 이어져도 조치 미흡, MT는 자율… 바뀌는 매뉴얼서도 빠져

▲ ⓒ연합뉴스
대학생들의 MT가 안전 사각지대에 놓였다.

학생들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오리엔테이션(OT)은 대학 주관으로 책임소재를 분명히했지만 학생회 등이 주최하는 MT는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지난 28일 KTX 오송역 컨벤션센터에서 대학 학생행사 담당 직원을 대상으로 학생 안전 매뉴얼을 당부했다.

교육부가 준수를 당부한 매뉴얼은 2014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사고를 계기로 만들어졌다. 당시 사고는 체육관 지붕이 무너지면서 OT에 참가했던 학생과 이벤트 회사 직원 등 10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다쳤다. 교육부는 이를 계기로 대학 OT를 가급적 교내에서 학습과 연계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하도록 했다.

또 외부 진행 시 대학 주관으로 하고 숙박·이동수단·보험·사전교육 등에 관한 안전점검 및 체크리스트를 명시했다.

이로 인해 충남대·배재대·목원대 등 대전지역 대학들은 대부분 교내에서 OT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통상 학생회 주관으로 이뤄지는 학부·과 MT는 여전히 교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상태다.

이는 관련 매뉴얼에 MT 등에 관한 내용은 들어있지 않기 때문이다.

매뉴얼 수립 이후 MT에서 인명 사고나 성추행·성폭행·얼차려 발생이 이어졌지만 사고를 막기 위한 조치는 불명확한 실정이다.

학부·과별 MT는 학생 자치권과 결부된 사안이기 때문에 매뉴얼과 별개 사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OT는 대학이 주관이 돼 이뤄지는 사안이지만 학부·과별 MT는 학생회가 추진하기 때문에 담당 교수·교직원은 부담감을 갖는다”라며 “교육부가 지키라고 한 매뉴얼은 2014년에 만들어지고 나서도 학생 자치와 상충되는 부분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2014년 이후 매뉴얼은 수정·보완을 거치고 있다”고 해명한 뒤 “담당 교수·교직원이 동석한 MT라면 안전이 확보될 것으로 여겨 그 부분은 삽입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형규 기자 h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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