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죽동초 앞 4차선대로, 보호구역표시 측면에 부착, 최고속도 50㎞… 위험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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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동초 정문 앞 도로면이나 표지판에 스쿨존임을 알리는 표시나 도색, 방지턱을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안전펜스에만 어린이보호구역이라 적혀있는 조그마한 현수막만 덩그러니 붙어 있다. 사진=홍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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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전 9시 30분경 대전 유성구 죽동초등학교 앞 도로.

신입생 입학식이 열린 이날 학교로 향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자주 걸음을 멈추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차량 통행량 자체도 많고 주행하는 속도도 일반 성인들이 멈칫할만큼 빠르기 때문.

이 학교는 삼면에 모두 대단지 아파트가 인접해 있는데 이들 아파트에서 학교로 가는 도로가 모두 4차선 이상 대로다.

이들 도로표지판에 쓰인 최고속도도 모두 50㎞로 규정돼 있는데다 올해 개교한 학교여서 학교의 존재를 모르는 운전자들도 많아 차량의 속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은 최고속도가 30㎞ 이하다. 이 곳은 일반도로와 최고 속도가 10㎞밖에 차이나지 않는 셈이다. 어린이보호구역이라는 알림판도 도로가 아닌 통학로 펜스에만 조그맣게 붙여져 있었다. 운전자들에 주의와 경각심을 줄만한 안전장치도 찾아볼 수 없었다.

학교를 둘러싼 주요 통학로에 설치된 신호등은 총 9개가량이었는데 이중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은 3개에 불과했다. 나머지 6개는 신호등 화면에 아무것도 표시되지 않은 먹통이었다. 차량의 속도를 늦춰줄 과속방지턱, 과속카메라 등도 설치돼 있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간혹 횡단보도를 뛰어서 건너는 어린 아이들과 주행하는 차들이 엇갈리는 위험천만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손녀와 함께 입학식을 찾은 김모(71) 할머니는 “신호등도 안나오는 데다 차들 속도도 빨라 어린 애들이 다니기에는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상가와 인접한 후문 쪽도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등 체구가 작은 아이들이 자주 다니는 길이라기에는 많은 위험요소를 안고 있었다. 양방통행 도로인데도 불법주정차로 인해 차 한 대가 제대로 빠져나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주정차된 차량 탓에 운전자 시야에 사각지대가 생겨 차도 아이도 조심하는 모습이었다. 후문에서 공사 중인 5층 높이 건물은 안전펜스를 둘러싼 방진망이 군데군데 크게 뚫려 있거나 한 면은 아예 휑하니 비어 있었다. 일부 공사 자재는 도로에 그대로 쌓여져 있는 채였다.

학부모 신모(38·여) 씨는 “여러모로 어린 아이들을 위협할 수 있는 장애물이 많은 상태다. 전반적인 통학환경 정비가 시급하다”고 얘기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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