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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백혈병 앓는 철수 군
"엄마 나 진짜 살고 싶어요" 가슴으로 낳은 아들의 절규

▲ 한희경 씨가 아들 김철수 군의 5년간 투병생활을 기록한 병상일기를 보고 있다.

“철수가 엄마 나 진짜 살고 싶어요.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울면서 내 다리를 붙잡고 말할 때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어요.”

만성 골수 백혈병을 앓고 있는 김철수(가명·17) 군의 새어머니인 한희경(46) 씨는 아들이 백혈병 선고를 받았을 때를 설명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 군은 2012년 초등학교 5학년 시절 허리를 못 펼 정도의 극심한 복부에 통증을 호소했고, 맹장염으로 의심한 가족은 서둘러 병원에 갔다. 병원에 도착한 김 군은 맹장이 아닌 비장(脾臟)에 문제가 생긴 것을 알았지만 당시까지도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의사는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수치가 혈액 1㎕ 당 정상치가 4000~1만개여야 하지만, 김 군이 이보다 훨씬 높은 6만~8만개로 나타나 백혈병을 의심했고, 곧바로 서울의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가족들은 골수검사 끝에 철수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끝 모를 고민과 슬픔에 빠졌다.

한 씨는 “철수가 12살이었을 때 또래보다 키도 작고 몸무게도 덜 나가 걱정을 했는데 백혈병에 걸렸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토로했다. 김 군은 진단을 받고 보름이 지난 후부터 항암 치료에 들어갔다. 독한 항암 치료를 받고 나오면 얼굴과 입술에 혈색이 사라지며 점점 말라갔고, 모습을 지켜보는 한 씨의 마음은 한없이 타들어 갔다.

자신이 배 아파 낳은 자식이 아니기에 더 챙겨주고 혹시 부족한 점이 있었나 노심초사한 한 씨는 아들이 아파하는 모습에 한 가지 약속을 스스로 했다.

병을 훌훌 털어내고, 듬직한 아들로 키우자는 것. 모자는 병마와의 사투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항암 치료 때문에 폐에 물이 차고, 수포, 발진, 모세혈관이 터져나가는 부작용이 찾아왔고, 한 씨는 아들을 살려내려 손을 부여잡고 매주 서울에 올라갔다.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감기에 걸리면 10일 넘게 입원해야하는 약한 몸의 아들을 지켜내려 어머니는 부단히 애를 썼다.

한 씨 또한 당뇨와 고지혈증, 고혈압을 앓고 있어 관리를 받아야 할 처지지만, 아들의 병수발을 하느라 언제나 자신의 몸은 뒷전이었다. 철수는 병실 생활을 하며 불안감을 떨어내지 못했다. 백혈병 병동에 있는 또래 친구들이 하나, 둘 사라질 때면 울음을 터트렸고, 한 씨는 본인조차 아픈 몸인데도 불구하고 아들을 달래느라 밤을 꼬박 새우는 날이 잦았다. 철수의 아버지인 김동혁(51) 씨는 “병원에서 철수 또래 아이들 10명이 있었는데 골수이식을 받은 2명만 살아남았다”며 “아들을 챙기며 5년간 버텨온 아내가 없었다면 나도, 아들도 지금쯤 모두 죽었을 것”이라고 소회했다. <10일자 1면에 2편 계속>

정재훈 기자 jjh11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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