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 충북본사 편집부국장
[데스크칼럼]

‘공립 대안학교’와 ‘명품고’. 취지나 목적이 다른 이들 학교가 충북에서 동시에 문을 열었다. 충북 첫 공립 대안학교인 ‘은여울중학교’와 명품고를 지향하는 ‘서전고’가 그 주인공이다. 매년 새로운 학교가 개교하고 또 문을 닫는데 뭐가 특별하냐 하겠지만 이들 학교를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충북 최초 공립형 대안학교인 은여울중학교(진천 문백)는 기존의 청명학생교육원을 일부 증축·보수해 3학급 40명 정원의 대안학교로 전환해 개교했다. 기존 시설에 제과·제빵실과 바리스타교육실 등을 추가 구성해 다양한 교육환경을 조성, 학교부적응·학업중단 등 위기의 학생들에게 보다 안정된 교육환경을 제공해 올바른 성장을 돕기 위한 치유교육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주목할 점은 공교육과 차별화된 대안학교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 가운데 첫 공립 대안학교의 탄생이라는 점이다.

은여울중학교는 모집 정원 40명도 모두 채웠다. 정원은 학년별 각 1학급으로 1학년 10명, 2학년 10명, 3학년 20명이다. 학생은 청주 26명, 충주 2명, 제천 4명, 진천 5명, 음성·단양·옥천 각 1명으로 충북 도내 다양한 지역의 학생들로 고르게 구성됐다. 은여울중학교 관계자는 "따뜻한 돌봄과 배움의 즐거움이 있는 교육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은여울중이 충북 첫 공립대안학교라는 의미가 있다면 충북혁신도시(진천 덕산)에 문을 연 서전고는 명품고를 지향한다. 서전고 명칭은 순국 100년을 맞은 헤이그밀사 주역 이상설 선생이 운영했던 민족교육기관인 ‘서전서숙’(瑞甸書塾)에서 따왔다.

25학급 600명 정원으로 문을 연 서전고는 세계 10대 교육정책연구기관인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정책연구학교로 '자율형 공립 고등학교'로 운영된다. KEDI의 40년 연구 성과와 교육 노하우가 일선 학교에 접목되는 것이어서 교육계가 주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서전고는 친환경 에너지타운 시범지역에 신설돼 미래창조과학부로부터 지원받아 에너지부하 절감을 위한 전면창 외부브라인드 커튼설치 등 친환경 에너지절약학교로도 설계됐다. 시청각실의 3면 무대는 자유로운 토의 및 공연에 적합하고 전면창을 열어 외부와 연결할 수 있도록 해 꿈과 끼를 실현할 수 있는 특색공간으로 조성됐다.

충북지역에서 이 같이 대안학교와 명품고가 동시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적은 없다. 소위 명문대에 한 명이라도 더 보내기 위해 학력제고, 학력신장에만 매달려 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들 두 학교와 함께 눈여겨 볼 학교가 한 곳 더 있다. 단양 소백산중학교는 학생이 줄어든 가곡중·단산중·별방중 3개교를 통합한 기숙형중학교로, 농·산촌 지역의 열악한 교육환경을 개선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소백산중은 전교생 남녀기숙사 및 교직원숙소를 완비하고 방과후 특성화 활동을 위한 다양한 동아리실, 농구·배구·배드민턴 등이 가능한 다목적교실, 문화·예술 공연이 가능한 시청각실 등도 갖춰 학교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기숙학교의 예민한 감성의 중학생들에게 화합과 소통을 위한 다양한 건축적 배려도 돋보인다.

소외되고 주목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공립 대안학교와 세계적인 일류고를 지향하는 명품고. 어쩌면 어울릴 것 같지않은 이들 학교들에 대한 충북도교육청의 교육실험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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