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77% 48곳 ‘8시이전’ 조기등교
3학년은 더 빨라… 최소 6시에는 기상
하루 6시간 이내 수면율 43.9% 달해
건강 우려… 학교 “일정탓 조정 어려워”

올해도 대전지역 고등학교 10곳 중 7곳은 오전 8시 이전 조기등교를 시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학습량에 지친 학생들이 수면 시간마저 부족한 탓에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28일 대전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지역 고등학교 총 62개교 중 48개교(77%)는 등교시간이 8시 이전으로 규정돼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3학년의 등교시간은 더 이르다.

학교들은 대게 학년별로 등교시간에 차등을 두고 있는데 8시 이전 등교하는 48개교 중 15개교(31%)는 3학년 학생들이 등교해야 하는 시간이 7시 40분대다.

준비 시간과 도착시간을 감안하면 학생들이 최소한 6시에는 일어나야 된다는 얘기다. 등교하면 8시 10분 전후로 1교시가 시작돼 학생들은 숨 돌릴 틈 없이 일과를 시작하게 된다.

올해 고교 3학년인 김선희 양은 “2학년때도 등교시간이 너무 이르다 생각했는데 3학년 올라가니 10분이나 더 빨리 가야 된다”며 “학원을 갔다가 집에 도착하면 빨라야 12시다. 피로가 충분히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등교시간 10~20분은 정말 큰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고1 김희애 양도 “중학교에 비교해 30분이나 빠른 등교시간을 보면 얼마나 학습부담이 더 커지는지를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며 “8시 30분이었던 중학교 때보다도 30분 이상 빨라졌고 직장인들보다도 일찍 나와야 한다. 학생들도 최소한 8시 이후에 등교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얘기했다.

학생들의 수면시간이 점차 줄고 있다는 점도 이른 등교시간을 우려하게 하는 부분이다. 교육부가 최근 발표한 ‘2016년도 학생 건강검사 표본조사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때 3%에 불과했던 하루 6시간 이내 수면율은 고등학교에 가면 43.9%로 크게 늘어나며 2015년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에서도 지역 학생들의 주중 시간은 6.1시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교들은 오후 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 등교 시간을 조정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 한 고등학교장은 “현재 1교시가 8시 10분부터 시작하고 방과후수업까지 하면 오후 6시에 수업이 끝난다”며 “등교시간이 빠르다고는 생각하고 있지만 더 늦출 경우 방과후수업이 저녁까지 이어져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홍서윤 기자 classi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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