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과학포럼] 
김민영 ETRI 성과홍보실 인턴

대학 막바지인 4학년 겨울방학, 학생에서 새내기 사회인이 되기 위한 준비과정의 일환으로 나는 인턴 경험을 쌓고 싶었다. 때마침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인턴 채용 공고가 사이트에 올라왔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의 중심에 서 있는 연구원에 유독 관심이 갔다. 더군다나 ‘ETRI의 현재가 세상의 미래다’라는 홈페이지의 문구도 호기심을 자극했다. 알고 보니 ETRI는 우리나라 최대 정부출연연구기관 이었다. 특히 채용부문을 보니 성과홍보실이 있었고 연구원 내 모든 정보와 최신 성과를 다룰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지원서를 제출해 합격 통지를 받았다.

내게 맡겨진 업무는 ‘과학문화 확산’ 업무 지원이었다. 그 중에서도 SNS 관리 업무를 맡았다. 나는 우선 연구원 공식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을 살펴보고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았다. 이후 전반적인 디자인 변경부터 콘텐츠 제작과 지속적인 업로드 등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선배님들의 도움으로 실천에 옮겼다. 나는 연구원 내에서 이루어지는 강연이나 설명회, 행사, 취재현장을 선배님들과 함께 다녔다. 내가 직접 찍은 사진과 기록한 글들이 우리나라 최고의 연구원 홍보매체를 통해 게재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했다. 물론 익숙지 않은 환경과 인턴이라는 제약 조건도 느꼈지만 나에겐 그리 큰 장애가 되지 않았다. 비록 두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어려움도 많았지만 발로 뛰어 움직인 덕분에 ‘소통의 장’이라는 본연의 SNS의 기능을 조금은 살릴 수 있어 기뻤다.

ETRI가 운영중인 ‘IT 어린이기자단’ 현장 탐방에선 작은 에피소드도 있었다. 탐방 후 페이스북을 통해 한 학부모로부터 메시지를 받았다. 실습시간에 받았던 보드가 고장 났다는 내용이었다. 나는 고장 난 보드를 받아 교육을 담당해 주셨던 박사님께 전달했고, 수리를 해서 학부모님께 드릴 수 있었다. 페이스북을 소통의 창구로 활용했고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꼈다.

최근에는 한 초청 강연에 취재를 나갔었는데, 강연 내용이 상당히 전문적이서 완벽한 이해가 어려웠다. 어떻게 해야 할 지 고민하다가, 강연에 참석한 연구원께 부탁드리기로 하고 행동에 옮겼다. 점심시간에 식사를 같이 하며 강연 내용에 대해 궁금해 하던 부분을 질문했다. 감사하게도, 그 연구원은 친절하게 응해주셨고 강연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었다. 또 그 연구원은 실험실을 구경시켜 주셨고, 오후 강의가 다 끝난 뒤엔 내가 정리한 글을 읽어봐 주기 까지 했다. 그날의 경험을 통해 내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따라 내가 이해하고, 얻을 수 있는 정보와 지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외에도 ETRI의 3D 증강현실 기술 시연 방송 취재 현장을 따라가 뉴스 인터뷰를 해본 것, 부 워크숍에서 SNS 운영현황 및 개선방안을 주제로 발표를 해본 것, 페이스북 이벤트를 기획하고 진행해 본 것 등 잊지 못할 경험들이 기억에 남는다.

두 달간의 인턴 기간 동안 경험을 하면서 내가 느낀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프로는 아름답다’이다. 연구원 내 자발적 오픈 커뮤니티인 ‘AOC 페어’ 취재를 갔다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따뜻한 기술에 대해 함께 고민하며 연구 방향을 논의하는 진지한 연구원들의 발표를 듣고 큰 감동을 받았다. 역시 박사들은 프로 다웠다. 다른 하나는 ‘ICT 강국을 일군 ETRI가 존경스럽다’이다. 그동안엔 알지 못했던 우리 주변의 편리해진 생활이 결국 연구원의 노력으로 이루어 졌음을 생각하니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짧지만 하루 하루가 소중했던 두 달, 새로운 세계를 경험할 수 있었던 것 말고도 성과홍보실의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호흡하며 일할 수 있었던 것도 운이 참 좋았다고 생각하고 감사함을 느낀다.

나는 앞으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ETRI를 적극 응원하려 한다. 그리고 연구원들의 소망인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ETRI’가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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