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서 신제품 대거 공개…중저가 시장 공략

'올드보이'의 귀환. 한때 세계 휴대전화 시장을 주름잡던 명작들이 대거 돌아왔다.

블랙베리·노키아·모토로라 등은 27일 막을 올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월드 모바일 콩그레스(World Mobile Congress·이하 MWC) 2017'에서 신제품을 앞다퉈 선보이며 사전 마케팅에 나섰다.

이 가운데 마니아층의 눈길을 사로잡은 제품은 피처폰의 전설 '노키아 3310'이다.

노키아 출신 직원들이 만든 HMD글로벌은 전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노키아' 브랜드로 신제품 3종과 함께 '노키아 3310'을 공개했다.

노키아 3310은 2000년대 초반 1억대가 넘게 팔리며 큰 인기를 끌었지만, 스마트폰에 밀리며 2005년 단종됐다. 12년 만에 부활한 새 제품은 컬러 액정에 음악과 라디오 등 미디어 기능을 갖췄다.

가격은 인도와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을 겨냥해 49유로(약 5만9천원)대로 낮게 잡았다.

같은 날 레노버는 모토로라 브랜드의 중저가 제품 모토G5 시리즈를 공개했다.

모토G5는 5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1천300만 화소 후면 카메라, 고속 충전이 가능한 2천800mAh(밀리암페어시) 배터리를 사용했다.

모토G5 플러스는 이보다 5.2인치 풀HD 디스플레이와 2GHz 스냅드래곤 625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배터리 용량은 3천mAh다.

가격은 G5가 199유로(약 23만원), G5 플러스가 279유로(약 33만원)이다.

이날 MWC 내 레노버 전시관에서 모토G5는 작년 출시된 모듈형 스마트폰 모토Z 옆에 자리해 관람객을 맞았다.

블랙베리도 고유의 운영체제가 아닌 안드로이드 제품으로 돌아왔다.

지난 25일 공개된 '블랙베리 키원'(KEYone)은 전통적인 블랙베리 디자인을 계승했지만, 물리적인 쿼티 키보드에 다양한 단축 키를 적용하는 등 변화를 꾀했다. 마니아층에서 벗어나 소비층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가격은 프리미엄폰과 중저가폰의 중간 수준인 549달러(약 62만 원)로 책정됐다.

제3전시장 끝에 자리한 블랙베리 부스에는 새로운 제품을 만나려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노키아 3310을 비롯해 MWC에서 새로 공개된 제품들은 모두 새로운 주인의 품에서 태어난 결과물이다.

모토로라는 2014년 레노버에 인수됐고, 블랙베리는 지난해 말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TCL로 넘어갔다.

이들 업체는 기존 브랜드의 파워를 이용해 중저가 시장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된 제품 대부분이 기존의 브랜드 특징을 유지하면서 변화를 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브랜드 파워가 남아있는 신흥 시장에서 소비자층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okko@yna.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