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연 대전시 시민안전실장
[시선]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10년(2007년∼2016년)간 해빙기 안전사고는 총 72건으로 41명(사망 16, 부상 25)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사고는 절개지(54%), 축대·옹벽(21%), 건설공사장(19%)순으로 발생했으며, 사상자는 건설공사장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년 새해가 떠오른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과 꽁꽁 얼어붙었던 대동강도 녹는다는 우수가 지나고 봄이 성큼 우리에게 다가왔다. 봄은 새로운 생명이 싹트는 시기임과 동시에 각종 재난 안전사고에 대비해야 하는 분주한 시기이기도 하다. 보통 해빙기인 2월에서 3월은 큰 일교차 로 겨울 추위에 얼어 땅속에 스며든 물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지반이 약해져 절개지 붕괴와 같은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실제 2009년 2월에는 판교신도시 내 터파기 공사현장이 붕괴돼 사망자 3명과 부상장 7명이 발생한 바 있으며, 2014년 3월에도 북한산 국립공원 인수봉 암벽 등반로에서 낙석(0.5톤)이 휴식중인 등반객을 덮쳐 1명이 사망 하고 1명이 부상 당한 사례도 있었다.

또한 2015년 2월 광주에서 발생한 아파트 옹벽 붕괴사고(차량 30여대 매몰) 역시 해빙기 안전사고의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해빙기에 발생하는 낙석·붕괴 사고는 인명피해, 건물붕괴 등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미리 미리 점검하고 위험요소를 사전에 제거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대전시는 해빙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2월 13일부터 3월 31일까지 ‘해빙기 안전관리 대책기간’으로 정하고 비상근무 및 위험시설 집중관리에 들어갔다. 옹벽, 석축, 굴착공사 현장, 노후주택 등 취약시설에 대한 일제점검을 실시하고 그 중 고위험 시설물 57개소를 집중관리대상으로 정해 특별관리 하는 등 예방순찰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해빙기 대책기간과 병행하여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모든 영역에 대한 국가안전대진단(2월 6일∼3월 31일)도 함께 추진중이다.

이와 함께 지역의 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는 시민 여러분들이 해빙기 기간동안 주변의 축대나 옹벽의 배부름 현상과 균열은 없는지, 담이 기울어져 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살피는 등 ‘안전신문고’를 통한 적극적인 동참도 필요하다.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에 나오는 거안사위(巨安思危)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평안할 때도 위험과 곤란이 닥칠 것을 생각해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뜻으로 각종 재난에 대한 우리의 자세를 다시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우리는 툭하면 ‘망각병’이 도져 대형사고의 기억들을 잊어버리고 있다. 언제 그런 사고가 있었느냐는 듯이 ‘그냥 내버려두자’, ‘나는 괜찮겠지’라는 식의 무관심은 뫼비우스의 띠와 같아서 한번 갇히면 벗어나기 힘들다.

이제는 뫼비우스의 띠를 끊어야 할 때이다. ‘별일 있겠어’라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쳐 버린 사소한 무관심이 큰 재난으로 돌아 올 수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되새겨 출근길 도로 상의 위험 요소나 노후 건축물의 위험한 부분 등 생활 속 아주 작은 부분까지 살펴보고 안전 위협요소를 발견 했을 때에는 언제든 안전신문고를 두드려 주시기를 바라면서 다가온 새봄! 가장 안전하고 진정으로 따뜻한 봄을 맞는 ‘안전한 도시’ 대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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