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혜의 자연에 인공미 가미…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여유와 활력 제공
연륙교로 육지화한 섬엔 '개발 붐'까지…생태·환경파괴 지적도

▲ (하동=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경남 하동군 금남면 대도마을 해양관광공원 전경. 2016.6.22
shch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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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동=연합뉴스) 지성호 기자 = 경남 하동군 금남면 대도마을 해양관광공원 전경. 2016.6.22 shchi@yna.co.kr (끝)
▲ [고흥군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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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안군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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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층 가까이 다가온 매력 덩어리 섬들'…여행길·미술관까지

천혜의 자연에 인공미 가미… 일상에 지친 이들에게 여유와 활력 제공

연륙교로 육지화한 섬엔 '개발 붐'까지…생태·환경파괴 지적도

(전국종합=연합뉴스) 바다에 둘러싸인 탓에 사람들 발길이 뜸했던 섬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룬 둘레길이나 자전거 여행코스를 갖추거나 테마파크에 미술관까지 마련, 매력 넘치는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부 섬은 육지와 연결하는 다리와 도로가 생기면서 육지화해 개발과 부동산 붐까지 일고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섬 본래 모습을 잃거나 생태계가 훼손돼 환경파괴 우려도 제기된다.

경남 하동의 대도는 물고기나 조개를 잡아 살던 전형적인 어촌이었지만 지금은 워터파크, 해양공원 등을 갖춘 휴양지로 자리매김했다. 이순신 장군의 마지막 전투가 벌어진 노량해협 끝자락에서 여객선으로 20분 거리의 이 섬은 고즈넉한 자연에 인공미를 가미한 휴양과 생태체험지로 탈바꿈했다.

2001년 화력발전소가 들어선 뒤 어장이 황폐해지자, 주민들이 보상금으로 휴양섬으로 개발한 덕이다. 섬에는 산책로, 조명시설, 이순신 테마공원, 체험시설, 바다공원, 인공해수풀장 등을 갖춘 해양관광휴양단지가 조성됐다.

또한 대도항은 소박한 마을과 잔잔한 바다는 일상에 지친 방문객에게 여유와 활력을 준다.

이처럼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조화롭게 꾸민 인공시설 덕에 여름철 하루 300∼700명의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쑥섬'으로 알려진 전남 고흥군 봉래면의 작고 예쁜 섬 애도(艾島)는 아름다움을 뽐내는 개패랭이, 참나리 같은 10종의 야생화가 아름답다. 태고의 원시림, 주민 숨결이 느껴지는 돌담길, 수평선이 보이는 다도해 해안길 등이 있고 정상 부근에는 민간인이 조성한 4계절 꽃 정원도 있다.

여기에 전남 제1호 민간정원에 선정돼 해안을 따라 섬 한 바퀴를 도는 3㎞ 코스의 아름다운 둘레길이 조성될 예정이다.

고흥군 관계자는 "숨겨진 보석과 같은 애도에 둘레길을 조성해 그 아름다움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느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전남 고흥 '연홍도'에서는 요즘 섬 전체를 미술관으로 꾸미는 '미술섬 프로젝트'가 한창 진행 중이다.

2018년까지 섬 전체를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만드는 계획으로, 기존 미술관 구조를 바꾸고 곳곳에 예술 조형물을 설치하고 기암괴석을 조망하는 둘레길도 조성한다. 소라·물고기 조형물과 섬 주민의 옛 모습을 전시한 사진박물관도 꾸민다.

프랑스 작가가 섬에 머물며 방치된 폐가를 미술품으로 변모시켜 독특한 매력과 볼거리로 섬 관광객을 맞으려 한다. 미술섬은 2018년께 그 모습을 드러낸다.

신안군은 지난해 섬의 자연환경을 테마로 자전거투어 8개 코스(455㎞)를 개설해 자전거 여행지의 메카로 떴다. 이중 비금도∼도초도의 '천도천색 자전거 천리길'은 하트 모양의 해안선, 바다, 백사장, 수백 그루의 해송이 어우러진 장관을 만끽하는 최고의 코스로 꼽힌다.

증도에서는 동양 최대 염전과 염생습지 탐방로를 지나서 갯벌 짱뚱어를 잡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수십만 송이 튤립의 장관이며 국내에서 가장 긴 해변으로 이름난 임자도,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가 있는 하의도 코스도 인기다.

일부 섬은 육지와 연결하는 연륙교가 건설돼 새 관광지로 뜨고 부동산 투자처로도 주목받는다.

새만금방조제와 전북 군산을 잇는 방조제∼신시도∼무녀도 연결도로(4.4㎞)가 지난해 7월 개통했다. 군산 비응항에서 신시도까지 연결돼 배 대신 차량, 자전거, 도보로 가는 '육지'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자전거로 신시도 몽돌해변과 무녀도 해안도로를 달리고 선유8경, 섬 비경, 선유스카이라인, 망주봉에도 갈 수 있다.

지난해 이 일대를 다녀간 관광객만 106만 명. 전년보다 127%나 증가했다.

연결도로 부근 유인도인 말도, 명도, 방축도와 무인도인 보농도, 광대도 간 인도교(총 길이 14km)가 2021년 완공되면 힐링과 낭만의 트래킹코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시 강화도와 석모도를 잇는 삼산연륙교(1.54km, 왕복 2차로)도 6월 개통을 앞두고 개발사업이 한창이다.

석모도에서는 스파, 휴양림, 짚라인 등 5건의 관광 인프라 건설이 진행 중이고 골프장 조성공사도 올해 시작한다. 삼산연륙교가 개통하면 수도권 관광객이 대거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부동산도 활기를 띤다.

석모도는 빼어난 자연환경에도 배가 유일한 교통편이지만, 연륙교 개통하면 서울에서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보문사와 민머루해변 등 관광지가 몰린 석모도 매음리의 땅 시세가 원래보다 2배 정도 높은 3.3㎡당 70만∼100만원까지 뛰었다"고 설명했다.

강화군은 민간 투자를 유치하는 개발사업이 앞으로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러나 개발에 따른 섬 훼손이나 환경파괴를 피할 수 없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군산시 신시도 주민 김모(67)씨는 "10여 년 전만 해도 찾는 사람이 없어 인심이 좋고 자연이 깨끗했는데, 섬을 찾는 발길이 잦아지면서 쓰레기가 넘쳐나고 아름답던 섬의 모습도 점차 사라진다"고 아쉬워했다.

지난해 연결도로 개통을 즈음해 '군산시 장자도 내 펜션 28동의 건축 신청건'이 환경피해, 자연경관 훼손, 자연재해 위험 등의 이유로 불허가를 받은 것은 환경파괴 우려를 반영한 한 사례다.

섬 생태문화보존 연구와 활동을 위해 지난달 인천에서 출범한 황해섬네트워크의 장정구 이사는 "산업화와 상업화로 섬 곳곳이 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섬 그대로를 온전히 보존해 후손들도 누리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우 지성호 여운창 최은지 최영수)

k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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