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디 워' 등 명맥 이어…'디 워2', '옥자' 등 제작

▲ [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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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진흥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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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와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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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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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과 고질라 등 동서양의 대표 괴수가 다음 달 9일 국내 극장가를 찾는다.

킹콩은 이번에 개봉하는 '콩:스컬 아일랜드'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세 편의 시리즈로 제작될 예정이어서 한국 관객들과 자주 만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 괴수에 맞설 한국형 괴수영화는 언제쯤 볼 수 있을까.

한국 영화계는 괴수영화 불모지에 가깝지만, 그래도 간간이 명맥을 이어오긴 했다.

1967년에는 김기덕(83) 감독이 일본의 고질라에서 영향을 받아 '대괴수 용가리'(1967)를 선보였다. 훗날 심형래 감독이 만든 '용가리'(1999)의 원조가 된 영화다.

고(故) 신상옥 감독이 북한에서 연출한 '불가사리'(1985),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 심형래 감독의 '디 워'(2007) 등도 괴수영화의 맥을 이은 작품이다.

이 가운데 '괴물'(2006)은 한국 괴수물의 새 장을 연 작품으로 꼽힌다.

한강에 폼알데하이드를 버린 미군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괴물'은 단순한 오락영화를 넘어 사회적 메시지와 가족 이야기를 담아 큰 호응을 얻었다. 할리우드의 '쥬라기 공원'이나 '고질라' 제작비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100억 원 안팎의 돈으로 제작됐지만, 1천300만명을 동원했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는 많은 논란 속에 842만명을 불러모았다. '디 워'는 한국의 이무기 전설을 소재로 한 영화로, 300억여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시각적 완성도는 뛰어나다는 평을 받았지만, 빈약한 이야기 구조와 배우들의 어설픈 연기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마지막 부분에 아리랑을 삽입해 애국심 코드에 의존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심 감독은 현재 '디 워 2'를 준비 중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한 강연에서 '디 워 2'에 대해 "1969년 미국과 소련의 우주경쟁 시대를 배경으로 동양과 서양의 용의 전쟁을 그릴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2009년에는 괴수 어드벤처 장르를 표방한 '차우'(신정원 감독)가 공개됐다. 식인 멧돼지와 5인의 추격대의 혈투를 코믹하게 그렸지만, 180만 명을 불러모으는 데 그쳤다.

2011년 나온 하지원 주연의 '7광구'는 망망대해 한가운데 떠 있는 석유시추선 이클립스호에서 벌어지는 심해 괴생명체와 인간의 사투를 그린 영화다. 상업영화 가운데 국내 최초 3D 블록버스터이자, '괴물'을 잇는 괴수 영화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100억원대의 순제작비를 들이고도 흥행(224만명)과 비평 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이후 한동안 뜸했던 괴수영화는 지난해 '특근'으로 다시 명맥을 이어갔다. '특근'은 향후 장편 제작을 염두에 두고 만든 34분 분량의 웹무비다. 일상 속에 나타난 괴생명체와 이를 잡으려는 특수요원들의 추격전을 그린 SF 액션물로 김상중, 김강우, 주원이 괴수를 잡는 특수요원으로 출연했다.

이 영화의 제작사 문와쳐 윤창업 대표는 "괴수 장편 영화를 만들려면 100억 원대의 제작비가 드는 만큼, 먼저 파일럿 영화로 만들어 콘텐츠를 검증받은 뒤 투자를 받겠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영화"라고 소개한 바 있다. 제작진은 3~4년 안에 장편 영화로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 '옥자'가 기다리고 있다.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옥자의 하나뿐인 가족인 산골 소녀 미자가 옥자를 찾아 나서면서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린다는 내용이다. 이 영화에 대해서 알려진 것은 별로 없다. 다만, 베일에 싸인 '거대한 동물'이 등장하지만, 무서운 괴수영화라기보다 동물과 소녀의 우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진다. 봉 감독 역시 외국 매체와 인터뷰에서 "관객이 '옥자'를 괴수영화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옥자는 신비한 생명체이지만, 굉장히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인 동물"이라고 언급했다.

미국의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가 5천만달러의 투자를 결정했으며 할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턴, 제이크 질렌할을 비롯해 한국 배우 안서현, 변희봉, 최우식, 윤제문 등이 출연한다. '옥자'는 올해 국내 극장 개봉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 국가에서 선보인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괴수영화는 많은 제작비가 들어가다 보니 한국에서는 차라리 (흥행이 검증된) 대규모 사극이나 재난 영화 등에 투자가 되는 편"이라며 "괴수영화가 제작되더라도 돈이 많이 들어가는 괴물의 파괴력과 기괴한 이미지로 공포나 스릴을 전달하기보다는 다른 소재로 장르적 쾌감을 주는 편"이라고 분석했다.fusion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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